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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년 후 지구 운명? 주변 행성 집어삼키는 별 최후의 순간 포착

발행일 발행호수 2627

수명이 다해 팽창하면서 행성을 집어 삼키는 별의 가상도./NSF

수명을 다한 별이 급격히 팽창하며 주변 행성을 집어삼키는 모습이 관측됐다. 태양의 수명이 끝나는 약 50억년 뒤에는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의 행성들도 이와 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캘리포니아공대 공동연구진은 지난 2020년 1만2천 광년 떨어진 곳에서 단 10일 사이에 약 100배 이상 밝아졌다가 사라진 특이한 별 폭발 현상을 관측했다. 연구진은 3년간 이를 분석해 죽음을 앞둔 별이 주변 행성을 집어삼키는 현상이라고 결론 내리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5월 4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행성을 이미 집어삼켰거나 삼키기 직전의 별 모습은 이전에도 관측됐으나 이 현상이 진행 중인 것을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번에 포착된 행성을 집어삼키는 별은 캘리포니아공대가 운영하는 팔로만 천문대의 관측 장비 ‘ZTF’에 관측돼 ‘ZTF SLRN-2020’으로 명명됐다.

태양 크기의 별은 가스와 먼지구름 같은 성간물질이 서로 중력에 의해 끌어당겨지고 뭉쳐지며 탄생한다. 탄생한 별은 내부 핵융합을 시작하는데, 핵융합이 시작되면 별은 점점 팽창하면서 원래보다 수천 배 이상 커져 ‘적색거성’(red giant)이 된다. 적색거성은 행성 등 주변의 모든 물질을 집어삼키는데, 태양도 50억년 후 수성, 금성, 지구까지 빨아들일 정도로 큰 적색거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ZTF SLRN-2020’이 폭발하는 순간 방출된 물질과 빛으로 별과 행성의 질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ZTF SLRN-2020’은 태양의 약 0.8~1.5배, 삼켜진 행성은 목성의 1~10배의 질량을 가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 현상을 관측한 연구진은 “이것이 지구의 궁극적인 운명”이라며 “우리는 지구가 50억년 후에 겪게 될 일을 실제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양계의 수명이 끝나는 수십억년 후 종말은 불과 몇 달에 불과한 섬광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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