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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는 은혜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려

안종성 퇴임 관장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536

“선생님! 오늘은 꼭 전도관 가요!”
스물세 살이던 1963년, 제가 가르치는 국민학생이 팔을 잡아끌었습니다. 수시로 졸라대는 아이 성화에 못 이겨 따라간 곳은 충남 연기군 은암에 있는 자그마한 전도관이었습니다. 그런데 나간 지 3일 되던 날 예배 시간에 아주 좋은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이전에 맡아 본 적 없고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미롭고 좋은 향기였습니다. 주변에 화장을 한 분은 보이지 않았고 다시 맡아 보려 해도 향기는 바람처럼 사라진 뒤였습니다. 신기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얼마 후 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인들 권유로 대전전도관에 간 때였습니다. 전도관을 세우신 박태선 장로님께서 안찰해 주신다기에 안찰이 뭔지 모르면서도 받으려고 줄을 섰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한 사람씩 눈과 배에 살짝 손을 대시며 안찰해 주셨는데, 한 청년은 손이 닿기도 전에 온몸을 비비 꼬며 아프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왜 이렇게 더러운 죄를 짓고 다니는가. 회개하라.” 꾸짖으시는 음성은 준엄하고도 두려웠습니다. 제 차례가 됐을 때 배에 손을 대고만 계시는데도 그 아픔을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신기한 일은 안찰 받은 후로 몇 년간 계속되던 두통과 불면증이 깨끗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고교 시절부터 저를 괴롭혀 온 증상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안찰 받은 후로 고교 시절부터
계속되던 두통과 불면증 깨끗이 사라져
전도사에게 겪은 일을 이야기하니
이미 많은 사람이 체험한 사실이라 해

제가 겪은 일을 전도사님한테 이야기했더니 저만의 경험이 아니라 이미 수많은 사람이 체험한 사실이라 했습니다. 예배 시간에 진동하는 좋은 향기는 향취 은혜라 하셨고 안찰을 통해 은혜 주시기 때문에 병이 낫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때 은혜가 실재(實在)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몇 달 뒤 더욱 확실히 깨닫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 이만제단에서 청년 열여섯 명이 예비 전도사 교육을 받을 때였습니다. 소예배실에서 새벽예배를 드리던 중 향기가 진동하는데 은암전도관에서 맡았던 그 향취였습니다. 얼마나 강하게 진동하는지 향취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고 해야 할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토록 진한 향취가 한 시간 내내 진동하니 ‘은혜구나! 하나님 주시는 은혜구나!’ 깊이 깨달으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감격해 우는 것은 다른 청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도관에 나간 지 3일 되던 날
예배 시간에 아주 감미롭고 좋은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데 주변을
둘러봐도 화장한 사람은 보이지 않아

예배 마치고 아침식사 할 때는 식사를 차려 주신 어른들이 환하게 웃으시며 은혜 받으면 기쁘고 좋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청년들도 서로 쳐다보며 웃었습니다. 향취를 맡은 뒤로 가슴에 기쁨이 충만했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때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이루고 싶은 것이 많은 청년 시절이었지만 세상 욕망을 좇던 마음은 사라지고 은혜 받고 싶은 소망이 간절해졌습니다. 또한 뭇 사람이 은혜를 알도록 전도하는 것이 가장 보람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교역자의 꿈을 키우다가 1971년 정식으로 수강 받고 이듬해 서울 홍제동전도관에 부임했습니다.

폭포수처럼 진한 향취를 맡은 뒤 세상 욕망을 좇던 마음은 사라지고
은혜를 받고 싶은 소망이 간절해져 또한 뭇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를
알도록 전도하는 것이 가장 보람되다는 생각에 교역자의 꿈 키워

홍제동전도관에는 하나님 축복하신 생명물을 보관하는 생수실이 있었습니다. 한여름 생수실 문을 열었을 때 시원한 바람과 함께 향취가 쏟아져 나와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또 한번은 생명물을 마신 뒤로 아주 달콤한 물이 목구멍으로 넘어오며 가슴까지 시원해지기도 했습니다. 생명물로 병이 나은 일은 셀 수 없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다.

1982년 개봉동 천부교회에 시무할 때였습니다. 박 권사님의 남편이 돌아가셔서 그 집에 모여 입관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인을 모신 방에 들어서자 코를 찌르는 송장 냄새 때문에 구역질이 나서 도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겨우 참고 들어가 고인을 보니 뻣뻣하게 굳은 몸은 벌써 부패가 시작됐고 피부는 망자 특유의 음습한 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제가 찬송을 인도하고 교인 몇 분이 생명물로 고인의 몸을 닦아 드렸는데, 어느 순간 그토록 심하던 냄새가 완전히 걷히고 상쾌한 공기가 마셔졌습니다. 수의를 입힌 고인을 봤을 때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둡고 칙칙했던 피부가 생전보다 훨씬 뽀얗고 환하게 피어 있었고 뻣뻣하던 몸은 어느새 노긋노긋 부드러워져 팔다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여졌습니다. 좀 전까지 송장 내를 풍기며 썩어가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단잠에 든 것처럼 깨끗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고 자녀들도 감격했습니다. 저는 이처럼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볼 수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생명이 다한 후에는 썩어지고 흉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데 숨을 거둔 뒤의 모습이 살았을 때보다 더욱 환하고 아름답게 피는 것은 썩을 것을 썩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임을 증거했습니다. 그날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크신 은혜에 놀라워하며 감사드렸습니다.

부패가 시작돼 심한 냄새 나는 시신을
찬송하며 생명물로 닦자 냄새가 걷히고
뽀얗고 환하게 피어 마치 목욕 마치고
잠든 것처럼 깨끗하고 편안해 보여

이듬해 노량진 천부교회에서 부관장으로 시무할 때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인의 가족인 56세 김병현 씨는 신장병으로 오래 고생하다 병원에서 가망 없다는 진단을 받은 분이었습니다. 한여름에도 겨울 이불을 덮고 핏기 없이 초췌한 얼굴은 병색이 완연했습니다. 병세가 심각해지던 어느 날, 돌아가실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인근 교회의 관장님 여러 분과 교인들이 갔습니다. 사경을 헤매는 김 씨는 곧 운명할 것 같았고 임종을 위해 일가친척이 모여 있었습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생명물을 마시게 해 드리려고 수저에 떠서 한 모금씩 넘어가도록 천천히 넣어 드렸습니다. 그런데 한 컵을 다 넣어 드리고 나자 김병현 씨가 무슨 말을 할 것처럼 입술을 달싹거렸습니다. 유언을 남기지 않을까 하여 가족들이 모여들었는데 뜻밖에도 김 씨가 눈을 뜨고 일어나 앉더니 편안한 음성으로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꿈에서 어두운 길을 헤매다 밝은 빛이 보여 눈을 떴다 했습니다. 이제 살 것 같다는 그분은 언제 사경을 헤맸던가 싶게 생기가 돌았고 일가친척들은 꿈이냐 생시냐 하며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그때부터 김병현 씨는 몰라보게 기력을 되찾았습니다. 기장신앙촌에 가서 하나님께 안찰을 받고 나자 완전히 새사람이 되어 노량진 천부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단상에 자꾸 뽀얀 안개 같은 것이 내린다며 무엇이냐고 묻기에 하나님 주시는 이슬성신을 본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물에 이슬성신이 담기면 생명물이 된다 하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자신을 하나님께서 성신으로 살려 주셨다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저는 교역자로 일하며 ‘천부교는 성신이 내리는 체험의 종교’라 하신 하나님 말씀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실증(實證)으로 나타나는 성신을 체험하고 전도되었습니다.

45년 교역 생활 동안 교인들과 하나 되어 전도하고 일할 때 가장 기쁘고 보람되었습니다. 2013년 충남 홍성교회를 신축하고 예배드리던 날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신축예배에 모인 전국 교인들은 홍성역에서 대로에 들어서니 대리석으로 마감한 교회가 한눈에 보여서 반가웠다 했습니다. 그 말에 홍성교인들 얼굴이 함박꽃같이 피었습니다. 1년 가까운 공사 기간 동안 먼 거리에 사는 교인들도 왕복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와서 일손을 보탰습니다. 장대비가 쏟아져 공사가 지연되거나 기술자가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성전을 신축하겠다는 일념으로 난관을 넘었습니다. 공사를 마치고 비둘기 상을 높이 세운 홍성교회가 우뚝 섰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둔 세상을 밝히는 구원의 등대가 되기를 한마음으로 기도드렸습니다.

45년 교역 생활 중 가장 보람된 일은
교인들과 충남 홍성교회를 신축했을 때
비둘기상을 세운 날 어둔 세상 밝히는
구원의 등대가 되기를 한마음으로 기도

지난해 7월 정년퇴임해 신앙촌에 지내면서 되새기는 하나님 말씀이 있습니다. “앞으로 밤하늘에 불기둥이 신앙촌에 내리는 것을 누구든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불기둥은 하나님의 빛이 임하는 것이다.”하신 말씀입니다. 신앙촌 밤하늘에 내리는 하나님의 빛을 볼 때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리게 됩니다. 하나님 함께하시는 이 길을 갈 수 있다는 것보다 더한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간을 구원하시려 한없는 은혜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세월이 갈수록 깊이 느끼게 됩니다. 그 은혜 간구하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서 아름다운 세계에 갈 수 있는 자격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안종성 퇴임관장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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