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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하시는 순간 온 몸이 시원해지며 기분이 좋아져

방한열 권사 / 덕소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55

올해로 여든두 살이 되는 저는 충남 천안군 성남면에서 태어났습니다. 고향 마을은 교회라고는 전혀 없는 산골이었는데, 감리교인이셨던 어머니는 일요일마다 산 고개를 몇 개씩 넘어 다른 동네에 있는 감리교회에 나가셨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따라 저도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으며 결혼 후에는 서울 영등포에서 살면서 영등포 중앙 감리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1955년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그때 갓 태어난 둘째 아들을 보며 집에 있는데 어디선가 북을 치며 찬송하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습니다. ‘어디서 부흥집회가 열리나?’ 하며 궁금한 생각이 들어 아이를 재워 놓고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갔더니, 저희 집과 가까운 한강 모래사장에서 큰 부흥집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만제단에서 예배를 드릴 때 고약한 냄새와 향긋한 냄새를
연이어 맡은 나는 `박장로님 집회에 가면 죄가 타는 냄새와
성신의 향취를 맡을 수 있다`는 어머니 말씀이 생각나

모래사장에는 천막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넓게 쳐져 있었고 그 안에 사람들이 꽉 차서 제 몸 하나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습니다. 겨우 천막 끝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에서 병자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중병에 걸렸는지 리어카에 실려 오거나 업혀 오는 환자들을 보다가 낯익은 사람을 만나게 됐습니다. 영등포 중앙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할머니로 저와 알고 지내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남편이 중풍에 걸려 고생하는 중에 이 집회에서 병자들이 많이 낫는다는 소문을 듣고 남편을 리어카에 태워서 왔다고 했습니다.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집회를 하시는 분이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이며, 기사이적을 많이 행하시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집에 있는 아기가 걱정되어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후 중앙 시장에 갔다가 그 할머니를 다시 만났더니, 남편의 중풍 증세가 많이 나아졌다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저는 그 후로도 집회장에서 봤던 엄청나게 큰 천막과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아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 상도동에 사셨던 친정어머니(故 신은식 집사)는 저와 같이 중앙 감리교회에 다니셨는데, 1956년 즈음부터 감리교회를 그만두고 원효로전도관이라는 곳으로 나가셨습니다. 전도관은 박태선 장로님이 세우신 곳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틈날 때마다 저희 집에 오셔서 박 장로님을 따라야 한다고 전도를 하시면서,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은혜를 체험한 이야기와 설교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저는 처음에 ‘다니던 데 계속 다니시지 왜 다른 데로 옮기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간곡한 말씀을 계속 듣다 보니 마음이 점점 움직여서 ‘저토록 원하시는데 한번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1957년 2월 어머니를 따라 처음으로 이만제단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거의 완공되어 가던 이만제단은 산언덕에 우뚝 서 있었는데, 그렇게 큰 교회를 처음 봤던 저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등단하신 박태선 장로님은 큰 키에 양복을 깨끗하게 차려 입으신 신사 분이었습니다. 박 장로님의 인도에 따라 사람들은 손뼉을 힘차게 치면서 찬송을 불렀지만, 찬송할 때 손뼉 치는 것을 처음 봤던 저는 무척 어색해서 거기 모인 사람들을 이리저리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만제단 예배에 세 번째로 참석한 날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중에 갑자기 썩은 내 같기도 하고 구린내 같기도 한 고약한 냄새가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예배에 열중하는 사람들뿐 그런 냄새가 날 만한 것이 전혀 없어서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후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무슨 과일 냄새인지 아주 향긋하고 좋은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야 어머니가 해 주신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박 장로님 집회에 가면 죄 타는 냄새와 향취를 맡을 수 있다고 했는데, 제가 맡은 지독한 냄새가 바로 죄 타는 냄새이며 좋은 냄새가 향취 은혜였던 것입니다. ‘어머니 말씀이 꼭 맞구나! 여기는 은혜가 내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손뼉이 쳐져서 다른 사람들처럼 즐겁게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에는 원효로에 있는 박 장로님 댁에서 생수 축복을 해 주신다고 하여 어머니와 함께 갔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바깥에서 기다리던 중에, 집 안에서 “쉭! 쉭!” 하시며 축복하시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무언가 아주 시원한 것이 입속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지더니, 가슴과 배 속이 시원하고 기분이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지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어머니에게 이야기했더니 “너, 은혜 받았구나!” 하며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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