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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받은 교인들 ‘평창교회’를 ‘평창전도관’으로 간판 바꿔

최종성 승사(1) / 소사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119

저는 1924년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결혼 후 평창에서 살았습니다. 결혼 전에는 교회에 다녀 본 적이 없었다가, 큰아들이 여섯 살 때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 그것을 계기로 저는 평창 감리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 교회의 여자 전도사와 저를 비롯한 몇 명이 따로 교회를 세우게 되었는데, 장로교나 감리교 등 어느 교파에도 속하지 않은 교회로 ‘평창교회’ 간판을 붙이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중 1955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자 전도사님이 서울에서 열린 박태선 장로님의 부흥집회에 다녀와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 집회에서 은혜가 한없이 내리고 사람들의 병이 낫는 기사이적을 보았다면서, 집회를 많이 다녀 봤지만 그런 일은 처음이라며 너무나 놀라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교회에 사람들이 모일 때면 박 장로님의 부흥집회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고, 몇몇 교인들은 박 장로님이 집회하시는 곳마다 따라다니기도 했습니다.

그 이듬해에는 전도관에 다닌다는 젊은 남자 교인이 우리 동네에 와서 저녁마다 아이들을 모아 놓고 성경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전도관은 박태선 장로님께서 세우신 교회라고 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큰아들이 그곳에 다녀왔다고 하기에 무엇을 가르쳐 주더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아들이 하는 말이, 그곳에서 “사람마다 죄가 없는 사람이 없는데 은혜를 받아 죄를 씻어야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년간 나름대로 교회에 열심히 다녔지만 그런 말씀을 처음 들었던 저는 신기하기도 하고 전도관은 무언가 다른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해 여름, 강릉에 박 장로님께서 오셔서 집회를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평창교회 교인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저는 어린 아기가 있어 가지 못했는데, 집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이제 진짜 은혜를 주시는 분을 찾았다며 ‘평창교회’ 간판을 ‘평창전도관’으로 바꾸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껏 잘 있던 교회를 갑자기 바꾸자고 하는 것이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집회에 다녀온 교인들의 진심 어린 설득에 못 이겨 그 결정을 따랐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마침 원주에서 박 장로님 집회가 열린다고 하기에 다른 교인들과 함께 참석해 보았습니다. 집회 장소는 임시로 세워진 원주전도관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 빈틈없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제 앞쪽에 앉은 사람들은 서울 말씨를 쓰는 서울 사람들로, 강원도로 오는 길이 무척 멀고 불편했을 텐데 박 장로님 집회를 따라 원주까지 온 것 같았습니다. 단상에는 여러 명의 목사들이 차례로 나와서 찬송을 인도하고 자신이 받은 은혜를 이야기하면서 밤새워 예배를 드렸습니다.

다음 날 새벽 박 장로님께서 등단하셨는데, 찬송가 64장 ‘나의 기쁨 나의 소망 되시며~’ 하는 찬송을 장시간 인도하셨습니다. 찬송을 부르던 중 갑자기 몸속에 불덩이가 확 들어온 것처럼 온몸이 후끈후끈하며 너무나 뜨거워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지는데 그 기쁨을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박 장로님의 인도에 따라 같은 찬송을 오랫동안 반복해서 부르다 보니 찬송가 가사가 하나하나 마음에 와 닿는 것이었습니다. 집회장에서 꼬박 밤을 새우며 예배를 드려도 졸리지 않았고 배가 고픈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때 백일이 갓 지난 막내아들을 데리고 갔었는데, 아들은 오랜 시간 동안 전혀 보채지도 않고 제 곁에서 잠들었다 깨었다 하며 며칠을 지냈습니다.

원주 집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노방 전도를 했던 것입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트럭 여러 대에 나누어 타고 원주 시내를 다니면서, 원주전도관이 세워졌다는 것과 박 장로님을 모시고 집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힘찬 북소리에 맞춰서 “감람나무 이겼네~” 하는 찬송을 부르며 행진하는 것이 너무나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원주 집회에 다녀온 후 저는 참길을 찾았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 저는 훌륭한 목사님이나 부흥강사에게 좋은 말씀을 들으면 제가 은혜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박 장로님 집회에서 분명한 은혜를 직접 체험하고 느끼면서, 은혜를 받는 것이 추상적인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고, 그 은혜를 받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예배를 드리러 갔더니 전도사님이 생명물을 마시라며 조금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생명물을 그릇에 담아 입에 가져오는데 갑자기 향긋한 냄새가 싹 스치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이 새벽에 화장하고 온 사람도 없는데 어디서 나는 냄새인가?’ 하며 다시 맡아 보려고 했지만 그 향기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명물을 마시려고 할 때 그 향기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얼마 후 그 향기가 바로 향취 은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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