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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에서의 상념

최윤원의 워싱턴교회 신축예배 참석기
발행일 발행호수 2306

워싱턴교회 신축예배.
처음엔 단지 거리가 멀 뿐 국내 교회의 신축예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겼는데, 막상 출발을 앞두고 보니 조금은 긴장도 되고 마음이 부산해진다.

그곳은 우리나라와 시간도 다르고 기온도 다르고 심지어 전압도 110볼트로 달라 이곳에서 사용하던 전기 기기를 가져갈 수가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엿새라는 짧지 않은 기간 신앙촌을 떠나 지내야 한다. 최소한의 것만 챙기자고 가볍게 마음먹었는데도, 옷가지를 고르는 손길도 머뭇거리게 되고 혹시 빠뜨린 것은 없는지 자꾸만 가방을 살피게 된다. 짐을 챙기면서 절기 때마다 미주에서 오시는 교인분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몇 달 전부터 항공편을 예약하고 신앙촌에 오실 날을 꼽으시면서 하나씩 짐을 꾸리고 마음을 준비하시겠지. 이제 미주 교인분들께서 다니시는 그 길을 가보는 거다.

드디어 출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새벽을 달린다.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잠시 후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창밖 풍경이 조금씩 멀어진다. 지금껏 딛고 있던 세상이 모형도를 보는 것처럼 작게 펼쳐진다. 성냥갑보다 작게 보이는 아파트들. 저 한 칸을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아등바등하며 살아가는지, 사람들이 절박하게 좇으며 살아가는 많은 것들이 실상 저처럼 작고 볼품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를 타고 이 정도의 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도 이처럼 다르건만 온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바라보시는 이 우주는, 이 세상은, 또 인간은 어떠할까. 인간의 지식이란 결국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자신이 보는 대로만 판단하며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아집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창밖 아래로 솜털 같은 구름이 깔리고 이제 작게 보이던 풍경마저도 구름으로 가려 보이지 않는다. 예수가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가 구름을 타고 이 세상에 온다고 한 것이 허풍이라고 설명해 주시던 하나님 말씀이 생각난다. 구름층을 지나 어느 정도 올라가면 좁쌀알만 한 구름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시며 구름을 타고 하늘 위로 올라간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눈에 그려지도록 쉽고 자상하게 설명해 주신 하나님. 가슴 한 켠이 포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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