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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권위를 악용한 성범죄

발행일 발행호수 2663

퇴마 빙자 미성년자 학대·기만
사제와 어머니 공모로 무너진 삶

아동 성추행 혐의로 수감된 스페인 신부가 무죄를 주장해 온 가운데 교회로부터 금전 지원을 받아 온 사실이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El País)가 입수한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사건의 가해자인 호세 루이스 갈란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톨레도의 한 학교에서 영적 지도자로 재직하던 중, 10대 청소년을 학대했다.

그는 2010년 산티아고 순례길 학교 여행 중 해당 미성년자를 처음 만났으며, 1년 뒤 해당 학교의 영적 지도자로 임명되어 ‘제2의 아버지’로 여겨지게 되었다.

16세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갈란 신부에게 조언을 구하도록 권했고, 이에 소녀는 산 일데폰소 성당에 있는 갈란 신부의 사무실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그를 만나기 시작했다. 갈란은 이곳에서 3년 동안 소녀에게 성적·신체적·정신적 폭력을 반복적으로 가했다.

특히 대법원 문서에 따르면 해당 신부는 미성년자를 학대했을 뿐만 아니라, 의사가 진단한 섭식장애를 완화할 수 있다며 세 차례에 걸쳐 퇴마 의식을 받도록 속였다.

첫 번째 구마 의식이 진행된 날, 소녀는 해당 신부의 사무실에서 가해자와 다른 신부, 그리고 어머니를 만났다. 당시 피해자의 어머니는 갈란 신부와의 연인 관계로 인해 이혼 소송 중이었으며, 소녀는 이를 알지 못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의 어머니는 딸의 병이 악마의 영향이라며 속옷과 티셔츠만 남기고 옷을 벗은 채 퇴마 의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딸은 그대로 따랐고, 현장에 있던 다른 사제가 의식을 시작했다.

교회법에 따르면 이 의식은 주교의 승인과 피해자의 자발적 동의가 필요하지만, 2019년 해당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대주교는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도된 퇴마 의식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갈란은 이러한 범죄와 학대 행위로 인해 2021년 체포되었으며,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2024년 복역을 시작했다.

갈란은 법정 심리에서 피해자가 어머니와 자신의 연인 관계에 대한 질투심으로 신고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스페인 대법원은 피고 측이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했다’는 주장을 비판하며 10만 유로의 배상금과 소송 비용 지불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갈란의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수년간의 학대 동안 이 10대 소녀는 거식증에 걸렸고 자살을 시도하여 여러 차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엘 파이스에 따르면 갈란은 복역을 시작한 이후에도 톨레도 교회로부터 계속 금전 지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톨레도 대교구 재무 담당자인 아나스타시아 고메스는 “수감 사제에게 급여는 지급하지 않지만, 배상금 등 재정적 의무를 충당할 수 있도록 기본 생활비는 지원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엘 파이스가 입수한 문서에는 해당 금액이 ‘급여’로 명시되어 있었다. 또한 갈란은 교회 내부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아 사제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재판은 2017년 피해자가 교황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며 시작되었음에도, 톨레도 대주교는 최종적으로 해당 사제에게 무죄를 선언했다.

섭리 명분으로 행해진 성학대
대를 이어 자행된 인륜 파괴

종교적 권위를 앞세운 성범죄는 최근 공개된 영국 프라임 비디오 다큐멘터리 〈더 문니스: 컬트와의 결혼(The Moonies: Married to the Cult)〉에서도 드러났다. 문선명의 사생아로 알려진 샘은 해당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통일교 내부의 조직적 성착취와 은폐 실상을 폭로했다.

샘의 증언에 따르면, 문선명은 자신의 세력을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했다.

샘은 문 목사가 이른바 ‘여섯 마리아’로 불리는 첩을 거느렸으며, 제자라고 여겼던 여성들과 난잡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문선명의 측근인 박보희의 아들로 길러졌던 샘은 13세 무렵 꿈을 계기로 자신의 친부모가 문선명과 ‘애니 이모’로 불리던 고위 회원 애니 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샘은 5세 때부터 친모인 애니로부터 학대를 받아왔으며, 15세 무렵부터 성적 학대가 지속되었다고 증언했다. 애니는 아들과의 성관계를 “차기 ‘참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는 섭리적인 일”이자 문 목사의 사명이 실패한 뒤 이를 회복하기 위한 ‘천상의 비밀’이라고 설명했다. 샘은 문 목사의 아들로 인류를 구원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있었기에 이러한 설명이 합리적으로 들렸다고 회상했다.

샘은 어머니를 찾아가 이 문제를 치유하자고 제안했으나, 애니는 “이미 많은 사람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샘은 이에 대해 통일교의 실체를 “빛으로 위장한 어둠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이 숨긴 사악함의 산물이고, 그것이 제 인생을 파괴했기 때문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큐멘터리를 통해 폭로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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