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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에 들어가니 뽀얀 안개 같은 것이 자욱하여 사람이 안 보여

김상문 관장(1) / 덕소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385

저는 1952년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수회리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집안은 아무런 종교를 갖지 않아서 저 역시 종교에 큰 관심이 없었으며 어렸을 때 교회에 한두 번 가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열세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사람은 왜 죽을까? 죽고 난 뒤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농사를 짓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홍수나 가뭄 같은 천재지변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큰비에 논밭이 유실되거나 가뭄으로 곡식이 말라 죽는 일을 자주 겪으면서 ‘이러다 아주 큰 홍수나 가뭄이 닥치면 어떡하나?’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 후 저는 스무 살에 서울로 올라가 직장에 다녔는데 직장 동료에게 ‘노아 홍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그 동료가 하는 말이,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40일 밤낮으로 큰비를 내려 온 세상이 물에 잠긴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에 관심이 생겨 나중에 성경을 사서 노아 홍수에 대해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1973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교회에 다니시는 이웃집 할머니가 저를 보고 예배에 같이 가자고 하시는데, 인자하게 웃으며 건네는 말씀에 저는 선뜻 가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주 일요일에 할머니를 따라 간 곳은 미아동에 있는 ‘2중앙 전도관’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웅장한 교회 건물이 세워져 있었으며, 가는 길의 양 옆에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인사하며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배실에 들어가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빈틈이 없었는데 저는 할머니의 도움으로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키가 크신 신사 분이 등단하시자 할머니는 저분이 전도관을 세우신 박태선 장로님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박태선 장로님께서 노아 홍수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마치 막혀 있던 귀가 뻥 하고 뚫리는 것 같이
그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와

박 장로님께서 “마음 문 여세요.” 하신 후 찬송을 인도하셨는데 간절하게 찬송하시는 모습에 저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인도하시는 대로 찬송을 따라하고 싶었으나 찬송가를 알지 못하여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설교 시간에 성경 구절을 들어 말씀하실 때는 제가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인지 한 말씀도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할머니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예배에 계속 참석하면 알아들을 수 있을 거라고 하셔서 저는 그다음 주에도 전도관에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예배에 참석한 지 4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설교 시간에 박 장로님께서 노아 홍수에 대해 말씀하시자 그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오며 이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말씀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마치 막혀 있던 귀가 뻥하고 뚫려서 박 장로님의 말씀이 그대로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우렁찬 음성과 설교 말씀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서 일주일 내내 지워지지 않고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 후로 예배 시간을 매일 기다리며 다음에는 어떤 말씀을 해 주실까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집과 가까운 월곡전도관으로 새벽예배를 드리러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예배 시간에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고
뿐만 아니라 제단에서 정성껏 기도를 드리면
마음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솟아나는 것을 느껴
한 번이라도 기도를 더 드리고 싶어서
출퇴근 할 때 교회에 들르는 버릇 생겨

새벽예배를 드리고 돌아오면 왠지 모르게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서 다음 날에도 또 가고 싶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면 몸과 마음이 가볍고 상쾌했으며, 예배 시간에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단에서 정성껏 기도를 드리면 마음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솟아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기도를 한 번이라도 더 드리고 싶어서 출근할 때 다시 교회에 들러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바쁜 출근 시간이었지만 서둘러 준비를 하고 제단으로 달려가 기도를 드렸는데 1초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예배실에서 일어나기가 아쉬웠습니다. 간혹 전도사님이 출타하셔서 교회 문이 잠겨 있을 때는 문밖에 서서 기도를 드리곤 했습니다. 퇴근길에도 기도를 하고 집에 돌아왔으며 외출했을 때도 시간이 나면 교회에 들러 기도하는 것이 저의 생활이 되었습니다. 기도하는 시간은 이 세상 어떤 시간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주일마다 2중앙 전도관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일이 생겨서 예배 시간에 늦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하나님께서 2중앙에서 예배를 마치신 후 7중앙으로 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그 예배에 참석하려고 서둘러 7중앙으로 달려갔습니다. 예배 시간에 임박해서야 겨우 도착했는데, 제단 안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속으로 불덩어리가 확 하고 들어온 것처럼 몹시 뜨거워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예배실 2층으로 올라가니 제단 안에 뽀얀 안개 같은 것이 자욱하여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건물 안에 웬 안개가 이리도 자욱한가?’ 하며 어리둥절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 뽀얀 안개 같은 것은 이슬과 같이 내리시는 하나님의 성신이며 가슴속에 뜨거움을 느낀 것은 불성신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때 예배에 참석하고 싶어서 달려온 마음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귀한 은혜를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단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뽀얀 안개 같은 것이 자욱해
‘건물 안에 웬 안개가 자욱할까?’
나중에야 이슬성신 은혜임을 알게 돼

그 후로도 저는 다른 제단에 가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9중앙 왕십리교회에 갔을 때였습니다. 그날 봄비가 많이 내려서 비를 맞고 교회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제단에 모여 있었습니다. 보통 때는 관장님이 준비 찬송을 하시고 나면 하나님께서 등단하셔서 예배가 시작되었는데, 그날은 어찌된 일인지 찬송이 끝나도 예배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왜 예배 시작이 늦어질까?’ 하며 조금 불만스러운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관장님이 말씀하시기를, 오늘은 비가 많이 오고 길이 막혀서 하나님께서 도착하시는 시간이 늦어진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하나님께서 서울의 몇 군데만 예배를 인도하시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하나님께서 주일마다 열한 곳의 예배를 인도하시며 3,000리나 되는 거리를 왕복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기장신앙촌에서 출발하여 소사와 덕소를 비롯해 서울 곳곳을 다니시며 은혜를 부어 주시고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예배 시간이 늦어진다고 불평했던 것이 한없이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은혜를 베풀어 주시려고 그토록 애쓰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그때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김상문 관장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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