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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유치원 졸업사진

그 때도 신앙촌은 곳곳이 꽃동산
발행일 발행호수 2357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인 1959년 시온유치원 1회 졸업식 사진이다. 원내의 어린이가 전한나 권사이다.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인 1959년 소사신앙촌의 시온유치원 1회 졸업식 사진이다. 졸업식을 마치고 졸업장을 들고 유치원 앞에서 제법 의젓한 체하면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뒤에 보이는 벽돌로 지은 건물이 유치원으로 사용한 구제단이다. 오만제단이 세워지기 전에 예배를 드리던 곳으로 평일 낮엔 유치원으로 사용했다.

지금도 키가 작지만 그때도 무척 작았던 나를 원장님이 많이 업어주셨다. 원장님은 현재 신앙촌 양로원의 원장님으로 활동하시며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신 선우혜국 원장님이시다. 지금도 만나면 반가워 하시며 등을 두드려 주시는데, 이 사진이 있다고 말씀을 드리니 엄청 반가워하시며 좋아하셨다.

어려서 얼굴은 하얗고 머리는 갈색보다 더 심한 거의 노란색이어서 눈에 잘 띄었다. 친구들은 ‘노랑대가리’라고 놀리기도 했다. 나를 키워준 할머니 말씀이 자식 5남매 키우는 것보다 나 하나 키우는 게 더 힘들다고 하실 정도로 장난꾸러기였다. 무릎이 성한 날이 거의 없었다. 여기저기 꽃으로 만발한 신앙촌은 아름다웠다. 하나님 댁 가까이 C동에 살면서 분수대도 있고, 넓은 마당도 있고, 큰 뽕나무도 있는 하나님 댁 마당은 아주 좋은 놀이터였다. 그곳에서 놀다가 하나님께서 기도하신다고 조용히 하라는 어른들의 주의를 들어도 그때뿐이었다. 다시 시끄럽게 조잘대는 소리에 하나님께서 나오시면 몇 발자국 못 가서 잡히고 만다. 하나님께서는 ‘이놈들~’하시며 코를 잡고 웃으셨다.

하나님께서는 신앙촌의 공장을 다니시며 안수를 많이 해주셨다. 하나님께서 다니시니까 어린 나도 따라가겠다고 가는데 넓고 편한 길 놔두고 아이스크림 공장 옆 도랑 위의 블록을 한칸 한칸 뛰어넘으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 나를 하나님께서 보시고는 “왜 그리 가네? 조심하라우!”하시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알아보신 것이 좋아서 팔짝거리며 뛰어다녔다. 안수하시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까 키가 작은 나는 결국 비명을 지르게 되었고 그 소리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번쩍 안아 나를 하나님 뒤에다 내려놓으셨다. 하나님의 앞과 옆엔 사람들로 북적거려도 키가 크신 하나님의 바로 뒤, 그곳은 아주 안전한 곳이었다.

전쟁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먹고 살기도 바쁜 그때, 유치원 교육을 했던 신앙촌을 생각하면 참 대단하다란 생각이 든다. 어린 기억이지만 옷도 잘 입었다. 이웃집에 사시던 분이 원피스를 자주 만들어주셔서 입었던 기억이 난다. 꽃동산인 신앙촌에는 방문객이 많았다. 맹키 장로네 집에 찾아왔던 외국인들도 노란 머리의 나를 보더니 서로 들어올려 이리저리 옮기는 통에, 더군다나 생긴것도 달랐던 어른들이 무서워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1회 졸업식 때는 6살이 되는 해다. 나는 너무 어리다고 유치원을 1년 더 다녔다.
전한나 권사/기장신앙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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