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매장 사건의 진원지 아일랜드 가톨릭 시설, 어린이 수천 명 백신 실험에 이용한 사실 드러나
1930년대 아일랜드 미혼모 시설서
수 천 명의 어린이가 목숨 잃고
동의 없는 백신 실험 대상 돼
영유아 집단 암매장 사건의 진원지인 아일랜드 가톨릭 시설에서 어린이를 불법 백신 실험에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아일랜드 투암의 가톨릭 시설 ‘성모 마리아의 집’은 정화조에 800명의 영유아를 암매장했다는 혐의를 받고 조사가 시작됐는데, 조사 과정에서 불법 백신 실험 사실까지 밝혀진 것이었다.
투암에서 집단 암매장지를 발견한 사람은 역사학자 캐서린 콜린스로, 1925년부터 1961년까지 가톨릭 봉 세쿠르 수녀들이 운영한 ‘성모 마리아의 집’에 대한 사망 기록을 조사한 결과 집단 암매장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일랜드 정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고 6년간의 조사를 벌인 끝에 올해 3,0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위원회에 의하면 1922년에서 1998년 사이 ‘성모 마리아의 집’과 같은 시설에서 9,000명의 어린이가 학대 및 방치로 목숨을 잃었다. 또한 1930년에서 1936년 사이 아일랜드 전역의 미혼모 보호시설에 속한 어린이 2,051명이 백신 실험에 이용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백신 실험의 종류는 디프테리아, 소아마비, 홍역, 풍진 등으로 다양했으며, 실험을 할 때 보호자의 동의를 구했다는 증거도 없고, 결과적으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죽거나 쇠약해지는 부작용을 겪었는지에 대한 기록도 없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코크 대학교 역사학부의 마이클 드와이어 박사에 의해 드러났다. 그는 백신이 영국에서 상용화되기 전에 실험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아냈고, 수만 건의 의학 저널 기사와 정보를 검색하여 아동 백신 접종 데이터를 찾아냈다. 어린이의 어머니 중 일부는 15세 미만이었으며, 자녀가 실험에 참여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들 중 일부는 ‘정신 건강 문제’ 또는 ‘정신 장애’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와 함께 아일랜드 코크에 있는 ‘예수 마리아 성심성 베스버로우 미혼모 시설’에서 지냈던 마리 스티드는 뒤늦게 자신이 백신 실험에 이용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티드는 생후 5개월부터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및 소아마비를 예방하기 위한 실험용 백신을 최소 3번 이상 맞았다. 그녀는 ‘실험용 기니피그가 된 기분’을 느꼈으며, 자신의 어머니가 백신 실험에 대해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아이들을 백신 실험에 이용한 ‘예수 마리아 성심성 베스버로우 미혼모 시설’과 ‘로스레아 티퍼레리의 숀 로스 수녀원’은 모두 가톨릭 시설로써 대규모 어린이 암매장 사건의 진원지인 곳이었다. 이 외에도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코크 고아원’과 ‘성요셉 산업학교’, 선한 목자 수녀회가 운영하는 ‘로마 가톨릭 소녀 산업학교’, ‘성 빈센트 산업학교’ ‘성 조셉 청각장애아 학교’ ‘성 세이비어스 도미니카 고아원’ 등이 백신 실험에 아이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를 조사한 드와이어 박사는 “제가 발견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백신 실험에 대한 기록이 지방 정부와 공중 보건부 등에서는 찾을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권위 있는 의학 저널에는 백신 실험 보고서가 게재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백신 실험이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 일반 대중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에 반해 의료 종사자들이 백신 실험을 수용하고 어린이들을 담당했던 기관에 의해 촉진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