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어린이들의 음란사이트 중독
얼마 전 지방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가 컴퓨터를 통해 음란사이트를 본 후 다른 어린이들과 그 행위를 따라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처음 친구들과 간단한 e메일을 주고받던 이 어린이는 날이 갈수록 음란물 스팸메일에 중독돼 갔다고 한다. 이 어린이는 “6학년이 된 후 거의 매일 음란물을 접속했고 음란물을 계속 보다보니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서울교대(敎大)의 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등생 1천135명을 대상으로 `음란, 엽기사이트 접속 경험’을 물었더니, 접속했다는 응답이 42.6%나 됐다고 한다. 초등생 10명중 4명꼴로 음란, 엽기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어린이들의 음란사이트 중독은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어린이들 놀이문화가 과거에는 소꿉놀이, 술래잡기 등이었으나 현재 사이버상에서의 놀이는 성인들의 축소판으로 그 퇴폐성은 민망할 정도”라고 했다.
문제는 회원가입시 부모 동의를 받지 않는 사이트가 많을 뿐 아니라 부모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된 사이트들도, 최근엔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외우는 아이들이 많아, 어린이 보호제도의 실익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부모가 컴맹이어서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음란사이트에 접속하고 있어도 그저 공부 잘하고 있겠거니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바로 교육하려면 부모가 아이들의 단골 채팅 사이트와 채팅 아이디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로 컴퓨터를 배우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의 자제력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 업계와 국가는 모든 수단을 다해 음란물을 최대한 차단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또 모든 채팅 사이트에 어린이는 밤 10시 이후 접속이 불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한 IT전문가는 “한국이 IT강국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명실상부한 강국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IT분야에서의 창조성은 이렇다 할 것이 없는 반면에 음란물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 한국 IT산업의 현주소가 아닌가 하는 것이 그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러한 음란물 인터넷문화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어린이들이다.
분별력과 자제력이 없는 어린이들을 어떻게 음란물 사이트의 홍수로부터 보호할 것인가 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와 가정 그리고 종교계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