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成形) 미인 시대

대한민국은 명실 공히 성형 제국이다. ‘성형 거리’ ‘성형 특구(特區)’로 불리는 서울 신사·압구정·청담동 일대에만 성형외과가 100개가 넘고 이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한 해 수천 명에 이른다. 한국의 높은 성형 기술이 알려지면서 성형에 관심이 많은 아시아권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한수 배우려고 한국을 찾는 일도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성형 열풍은 지나치게 외모나 겉모습에만 집착하려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이다. 성형을 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는 오직 외모로만 그 사람을 판단하고 사람의 내면적인 지성이나 관대함 같은 매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성의 경우 너도 나도 얼굴 뿐 아니라 온 몸에 칼을 대 성형미인을 만들고 최근에는 남성들까지 이런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모지상주의, 겉치레 문화는 성형뿐만 아니라 유다른 ‘명품 숭배’ 풍조로 이어진다. 얼마 전 경기 여주에 문을 연 명품 아웃렛엔 매일 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점포에 들어가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또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감은 여대생들을 가리키는 ‘LG(Luxury Generation)’라는 말까지 생겼고, 이런 분위기를 이용하여 기업들은 명품 핸드백, 명품 휴대전화, 명품 통장 등 ‘귀족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성형미인에 명품 숭배에 물들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무엇이나 값이 비쌀수록 잘 팔린다고 한다. 의류에서 자동차, 유명 교향악단의 티켓에 이르기까지 같은 물건이라도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엉뚱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물의 가치는 겉모양보다 내면에, 사람의 사람됨도 외모 보다는 마음에 있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이다. 우리가 ‘마음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지 못하고 외모에만 매달릴수록 우리사회는 불행해지고 병들어 갈 것이다. 우리사회가 하루 빨리 겉치레가 아닌 내면의 가치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