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추수감사의 계절이 왔지만 남과 북의 풍경은 너무도 다르다. 같은 민족이 같은 땅위에 살지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는 계속하여 풍년이 들어 쌀을 쌓아 둘 창고가 없어 난리인데 북쪽에는 흉년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남쪽에는 남아도는 쌀을 보관하는데 창고비만 1년에 6천억원씩 들어가다 보니 대통령까지 나서서 제발 쌀 좀 소비할 방안이 없겠느냐고 안달이고 북쪽에서는 먹을 쌀이 모자라 죽느냐 사느냐 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의 금년 식량 부족분은 1백80만 톤으로 8백70만 명이 굶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식량문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 10명 중 3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북한이 아시아에서 가장 식량 사정이 나쁘다는 것이다. 1990년대는 북한 주민 10명 중 2명이 영양 부족이었지만, 2005년 자료를 보면 영양 부족의 비율이 10명 중 3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넘쳐 너도 나도 어떻게 하면 살을 뺄까 노심초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린이들과 여성의 3분의 1 이상이 영양실조와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식량계획 북한사무소는 북한 여성들은 통상 표준 체중 이하의 아기를 출산하며 많은 여성이 영양부족으로 모유를 먹일 수 없는 형편이라고 전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북한에서 올해 어린이와 임산부들을 포함해 수 백만 명의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했다.
북한의 식량난은 매년 풍년이 드는 남한과 달리 폭우와 가뭄 등 기후조건과 통치자의 폭정 때문인데, 이번 여름에도 북한의 동해지역은 냉해가 덮쳤고 황해도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졌으며 평안남북도 지역은 비료 부족으로 인한 병충해가 극성을 부려 추수를 망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올 겨울과 내년 봄쯤 식량부족 사태는 극에 달해 1996년의 제1차 식량위기 때와 비슷한 제2의 식량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고 하셨다. (말라기 3장 8~10절)
남북한의 식량사정 한가지만을 비교해 보아도 이 땅이 어떻게 되어 하나님께 복을 받게 되었는지 깨닫고 우리는 깊이 감사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은 식량 문제 뿐만 아니라 헤일 수 없는 한계점과 난제들을 안고 점점 위태롭고 연약한 공간으로 화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와 경기 침체로 마음을 졸이며 암울한 회색 하늘아래 내일을 확신할 수 없는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지구인들은 ‘신종 플루’라는 불청객이 느닷없이 찾아오자 더욱 우왕좌왕하는 불쌍한 처지가 되었다. 지금은 전염성만 강할 뿐 치사율이 낮다지만, 그놈이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로 변종해서 덤벼든다면 인간의 의학을 가지고서도 속수무책인 사신(死神)으로 화할 것이 틀림없다.
같은 땅 같은 하늘아래 축복 받은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극명하게 전개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축복의 조건에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