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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不信)사회

발행일 발행호수 2467

우리 사회가 불신의 늪에 빠져서 삐걱거리고 있다는 조사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사람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변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는 백명 중에 26명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신 사회의 특징은 어떤 과학적 증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고 괴담과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사회 각계에 부정부패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불신 사회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증가시킨다. 조사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신뢰가 향상돼 사회갈등 지수가 지금보다 10%만 낮아져도 1인당 국내총생산이 1.8∼5.4%가 높아지고 사회적 신뢰가 OECD 국가 정도로만 회복해도 국내총생산은 7∼21%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불신 사회에서는 남을 의심하고 잘못을 들춰내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사회적 신뢰야말로 선진사회로 가기 위한 불가분의 자원(資源)임을 알 수 있다.

불신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청소년들에게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큰 어른’이 필요하다,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이 모여 갈등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제안이 있다.

그러나 불신 사회라는 병리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양심의 법’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사회에 맑은 기운이 진작되어 모든 사람이 ‘양심의 법’을 지킬 수 있어야만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사회가 썩고 병들게 된 것은 종교가 부패하여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종교가 세상보다 더 부패하여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양심을 지키는 행함의 종교만이 사회를 정화하여 불신 사회의 어둠을 걷어내고 신뢰 사회의 길을 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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