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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으로 유죄 판결 받은 지 30년만에 평신도 된 신부

발행일 발행호수 2638

오른쪽에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프레데리코 마르코스 다 쿠냐(사진=더필러)

포르투갈 푼샬 교구는 지난 2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르투갈 신부인 프레데리코 마르코스 다 쿠냐를 평신도화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쿠냐는 1993년 여러 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15세 소년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유죄 판결을 받은 가톨릭 신부가 평신도가 되는데 31년이 걸린 것이다.

1950년 브라질에서 태어난 쿠냐는 80년대 초 로마에서 공부하는 동안 포르투갈 교황청 대학에 살았으며, 그곳에서 테오도로 데 파리아 신부와 친구가 되었다. 훗날 마데이라 주교로 임명된 파리아 신부는 쿠냐를 사제로 서품하고 개인 비서로 삼았다. 신부가 된 쿠냐는 큰 논란거리가 되었다. 그는 장식용 해골을 좋아해서 검은 폭스바겐 앞에 해골 장식을 걸고,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다녔다. 그가 과음한다는 소문, 미성년 소년들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1992년 5월, 15세 소년이 절벽 아래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부검 결과 그가 절벽에서 떨어지기 전에 심한 구타를 당한 것이 드러났고 전날 쿠냐 신부와 차를 타고 그와 함께 있었다는 것이 목격자들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쿠냐는 체포되었고, 체포 당시 그의 집에서는 쿠냐의 트레이드 마크인 선글라스를 착용한 10대 소년사진을 포함해 그가 찍은 것으로 보이는 성학대 당하는 소년들의 누드 사진 모음이 발견됐다.

이러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쿠냐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고, 파리아 주교는 쿠냐를 예수만큼 순결하다며 변호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는 쿠냐의 무죄를 보장하라는 교회와 정치계로부터 극심한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쿠냐는 살인과 아동 성학대로 유죄판결을 받고 13년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감옥에 투옥되었던 쿠냐는 외출을 빙자해 감옥에서 나와 여권을 발급받고 브라질로 도주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범죄자에게 여권을 발급한 브라질 측에 공식 항의했지만, 대사관 직원이 감옥에 있는 쿠냐를 방문했기 때문에 브라질 외교관들이 그의 지위를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2022년 포르투갈 교구의 성직자 명단에는 여전히 쿠냐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올라가 있었고, 2024년이 되어서야 성직자에서 해임되었다. 해임 결정에 왜 30년이 넘게 걸렸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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