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늪’에 빠진 2030 세대
한국은행은 30대 이하의 연체율이 당분간 계속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년층의 과도한 부채는 금융 불안,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 이하 청년층의 이자 미납률은 21.7%로, 전체 연령대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6월 말 기준 20대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막 성인이 된 만 19세의 연체율은 20%로 심각한 수준이다.
빚에 시달리다 채무조정을 신청한 청년들도 급증했다. 2금융권을 이용한 빚 돌려막기가 어려워지자 구제 신청을 하는 것이다. 신용회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채무조정제도 신규 신청자는 6만3,0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20~30대가 2만2,000명으로 전체 규모의 35.4%를 차지한다. 특히 20대 채무조정 신청자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청년들이 채무조정까지 오게 된 것은 보증금 대출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를 가장 큰 요인으로 본다. 또한 재테크 실패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젊은 세대에게 ‘영끌’과 ‘빚투’로 대표되는 무리한 대출과 주식 및 가상자산 투자 실패로 연체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청년 대상 금융대출을 늘린 탓도 크다는 지적도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청년들이 생계를 위해 정부가 장려하는 대출 상품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부채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공공주거 확대 등 관련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