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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고리 흔들리다, 전 세계 강진 잇따라”

발행일 발행호수 2657

필리핀 규모 6.9 강진 → 열흘 만에 7.4 → 9시간 만에 6.7
필리핀·일본·대만·칠레 등 1주일새 잇단 ‘지진’

이달 들어 일본, 대만, 필리핀 등 환태평양 지역에서 규모 5 이상의 강진이 잇따르며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진이 집중된 이 지역은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다. 지각판이 충돌하고 마찰하며 화산과 지진이 빈번히 일어나는 지질학적으로 가장 불안정한 지대다.

지난달 19일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 해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이달 9일에도 6.0 규모의 지진이 이어졌다. 같은 지역에서는 지난 7월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해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30일 세부 북부 보고시티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70명 이상이 숨졌고, 이달 10일 민다나오섬에서는 7.4의 강진이 발생하며 인근 국가까지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약 9시간 후인 같은 날 저녁 인근 해상에서 또 한 차례 규모 6.7의 지진이 감지됐고 이틀 뒤인 13일에도 세부 인근 해역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추가로 보고됐다.

1일(현지시간) 필리핀 세부주 보고시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상가 건물이 강진으로 무너진 모습. 출처:연합뉴스

대만 화롄 지역에서도 8일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고, 같은 날 일본 가고시마현 해역에서도 규모 5.2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남반구에서도 진동은 이어졌다.

10일 칠레 푼타아레나스 남동쪽 해역에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 기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최근 지진이 집중된 지역은 모두 불의 고리 위에 위치한다. 이 지역은 뉴질랜드 북부에서 시작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알래스카, 남미 서해안으로 이어지며, 전 세계 화산의 75%, 지진의 약 90%가 이곳에서 발생한다. 필리핀판·태평양판·인도-호주판이 맞물려 있다보니, 대륙판이 서로 밀고 충돌하면서 압력이 축적되고, 이 응력이 한순간 폭발할 때 강진이나 화산활동이 나타난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826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의 고리에서 연쇄적으로 지진이 일어나는 현상이 오랜 기간 쌓인 에너지가 비슷한 시기에 방출되면서 생긴 결과로 분석한다. 일부 지진학자들은 전 세계가 이미 ‘지진 활동기’에 들어섰다고 경고한다.

주요 지진 발생 지역 ‘불의 고리’. 출처:미국지질조사국

한편 한반도는 불의 고리 밖에 위치해 큰 지진이 잦지 않지만, 인근 지역의 지각 변동이 전파되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추석 연휴였던 8일 충북 옥천군 인근에서도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충북에서는 실내 그릇이 흔들릴 정도로 진동이 감지됐고, 소방당국에는 관련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한반도는 일본 열도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서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쓰나미 위험은 크지 않지만, 동해안과 같은 해안 지역은 여전히 파동에 취약하다. 지진 발생이 잦아지는 최근에는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노후 건물의 점검과 재난 경보 시스템의 실효성 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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