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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기쁨과 즐거움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어

정순실 권사(3) / 안양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32

당시는 매일같이 많은 사람들이 제단에 모여 철야예배를 드려서 저도 그 예배에 종종 참석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제단에서 철야를 하고 다음 날 바로 등교할 수 있도록 교복 차림에 책가방을 챙겨서 간 적이 있었습니다. 제단에서 찬송과 기도로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새벽예배 때 하나님께서 참석자들에게 안수를 해 주시고 나자, 어느새 학교 갈 시간이 되어서 저는 얼른 제단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언제 왔는지 소방차 3대가 제단 앞의 큰 도로에 세워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어디서 큰 불이 났나 보다.’ 하며 더 알아볼 겨를도 없이 학교에 갔는데, 다음 날 새벽예배 때 하나님께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어제 제단 위에 불성신이 내려서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는데 그것을 보고 불이 난 줄 알고 소방차까지 출동했다.”라고 하셔서, 그때 저는 ‘아, 어제 내가 본 소방차가 바로 그 소방차였구나.’ 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1956년 어느 날, 저는 꿈속에서 하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한 번도 안찰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꿈중에 하나님께서 안찰을 해 주겠다 하시며 배에 손을 대시자 전기가 강하게 통하는 느낌이 들면서 너무나 아파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날 새벽예배 때 하나님께서 “지난밤에 꿈속에서 안찰을 받은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안찰받은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손을 번쩍 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수십 명의 사람들이 손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손을 든 사람들을 살펴보시더니 꿈 중에 안찰을 해 준 사람이 몇 명 더 있다 하셨습니다. 저는 너무도 놀랍고 신기한 한편으로, 하나님의 은혜는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분명하고 확실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 운동장에서 열렸던 제 1회 전국 전도관 체육대회에서
어른들의 공굴리기 게임에 윤치영 의원을 비롯한 점잖으신 어른들이
벗겨진 머리를 햇살에 반짝이며 열심히 해 관중석은 웃음바다가 돼
한자리에 모여 기쁘고 즐겁게 보냈던 그 시간이 지금도 선연해

1956년 5월 16일부터는 하나님께서 서울 제2운동장(당시에는 現 동대문 운동장을 서울 제1운동장으로 불렀으며, 그 건너편에 있는 작은 운동장을 서울 제2운동장으로 불렀음. 현재 국립의료원 자리임.)에서 집회를 하셔서 저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16일 저녁부터 집회가 시작되는데, 저는 ‘금자리’라고 하신 앞자리에 앉기 위해서 그 전날부터 집회장에 가서는 집회가 열리는 열흘 동안 꼬박 참석했습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모였던지 잠시라도 일어섰다간 금세 자리가 없어졌기에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예배드리면서, 배가 고프다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옴짝달싹할 수 없을 만큼 비좁게 앉아 있는 그 자리를 세상의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았고, 마음속에 차오르는 기쁨과 즐거움은 받아 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는 귀한 은혜였습니다.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집회가 끝나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제2운동장 집회가 끝나고 여름부터는 청암동 산언덕에 이만제단을 건설하는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수많은 교인들이 스스로 공사를 돕는 가운데, 저도 학교 수업을 마치면 곧장 공사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호리호리한 여고생이었던 제가 공사에 도움이 될 리는 만무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자갈을 깨며 작업에 동참했습니다. 당시 간호학교(서울대병원 부속)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많이 전도되어서 저는 또래인 그 친구들과 같이 참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그 후 10월 16일부터는 전국의 교인들이 서울 제1운동장에 모여서 전국 전도관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배구, 농구, 축구 등의 종목에서 흥미진진한 경기를 벌이는 가운데, 어린이부터 전도사님들까지 친선경기를 하는 것 또한 큰 재미였습니다. 한번은 윤치영 의원님을 비롯한 어른 분들이 운동장에 나가셨는데, 가만 보니 머리가 벗겨진 대머리인 분들만 나와서 공 굴리기 게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점잖으신 어른들이 햇살에 머리를 반짝이며 열심히 공을 굴리시는 모습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관중석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경기를 하시는 분들도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참으로 기쁘고 즐겁게 보냈던 그 시간이 지금도 선연히 떠오르곤 합니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나 날씨가 제법 추워진 초겨울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어머니가 편찮으신 기색이어서 걱정을 하며 학교에 갔는데,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온몸이 퉁퉁 부으신 어머니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가쁘게 몰아쉬며 땀을 비 오듯이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집에 오신 이모님이 이럴 때는 돼지고기를 먹어야 한다며 얼른 고기를 사 오라고 하셨지만, 오빠는 제단에 가서 생명물을 받아 오겠다며 급히 뛰어나갔습니다. 저는 오빠가 돌아올 때까지 가슴 졸이며 어머니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오빠가 받아 온 생명물을 드시자마자 어머니는 거짓말처럼 숨이 편안해지시는 것이었습니다. 차가운 생명물을 드셨는데도 아주 뜨거운 것을 드신 것처럼 땀을 한 번 쫙 쏟으시더니 금세 부기가 가라앉아 언제 아팠던가 싶을 정도로 깨끗이 나으셨습니다. 이모님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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