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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자문관 “탈퇴 교인, 세례 기록 삭제 요구 가능”

발행일 발행호수 2669

세례 기록부 개인정보보호 대상
복귀 가능성 없어 보관 불필요

가톨릭 교회를 떠난 교인이 세례 기록부에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유럽연합(EU) 최고법원 자문관의 공식 의견이 나왔다.

라일라 메디나 EU 사법재판소 법무관은 벨기에 헨트 교구와 개인정보보호 당국 간의 법적 분쟁과 관련해 “EU 개인정보보호법(GDPR)은 종이로 된 세례 기록부에도 적용된다”며 “어린 시절 세례를 받은 성인은 교회가 명확한 반대 사유를 증명하지 못하는 한 사생활 보호 등 개인적 사유로 기록 삭제를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메디나 법무관은 삭제가 필요한 경우 단순히 메모를 남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종이 장부를 훼손하지 않고 신원 정보를 가릴 수 있도록 불투명한 스티커를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번 사건은 1955년 세례를 받은 벨기에 남성 JM 씨가 세례 66년 후인 지난 2021년 교구에 신상정보 삭제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교구가 탈퇴 사실만 기재하고 신상정보 삭제를 거부하자, JM 씨는 벨기에 개인정보보호청에 항의했고 당국은 2023년 12월 교구에 기록 삭제를 명령했다. 이에 헨트 교구가 불복해 항소하면서 사건은 EU 최고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메디나 법무관은 기록 삭제가 역사를 왜곡한다는 교구 측 주장에 대해 “교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인적 사항을 계속 보관할 필요성이 없다”며 기각했다.

이번 의견을 두고 탈퇴 교인을 대리하는 법률 전문가들은 “개인의 자기결정권과 정서적 영향을 존중한 매우 긍정적인 의견”이라며 환영했다. 이번 사건은 EU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벨기에 법원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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