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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복(여청)/ 기장신앙촌

마치 준비된 것처럼
발행일 발행호수 2413

서늘한 가을 공기가 느껴지는 11월 초저녁, 신앙촌에서 흘러나오는 ‘시골 전도관’ 찬송소리를 들으니 하나님을 따라온 지난 35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하나님의 모습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2012년 추수감사절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1977년 추수감사절에 처음 신앙촌에 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멀리서 하나님 말씀이 잘 들리지 않았지만 새벽예배를 통해 시간의 십의 일을 드려야 한다는 말씀이 제 귀에 똑똑히 들렸습니다. 그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는, 새벽예배를 꼭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밤새 공부하면서 뜬눈으로 3시까지 버티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귓전에서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맑은 가락이 울려나네’ 하는 찬송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새벽 4시였습니다. 부랴부랴 옷을 입고 교회를 향해 가다보니 귓전에 들렸던 그 음악종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자명종이 없어도 새벽 3~4시면 어김없이 잠이 깨곤 해서 새벽예배 개근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전도사님이 만년필을 주셨는데, 단에서 강한 향취가 진동하는 은혜 체험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신앙과 건강을 지키게끔
모든 여건을 갖춰주신
신앙의 울타리 안에서
사는 것에 감사드려
세월이 흘러 지금까지 20년 넘게 신앙촌에서 생활한 시간을 돌아보니 은혜 받을 기회를 허락해 주신 것에 대해 한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경북에 있는 54군데 학교 중 단식탁구에서 우승한 계기로 탁구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후배를 가르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아버지의 반대로 포기하고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는데, 그때 전도관에 다니는 단짝 친구를 만나 전도관에 입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87년 1차 입사생 모집 때, 나이 많은 사람이 입사하려면 양재기술이 있어야 했는데, 기술도 없었고 20대 후반이었던 제가 마침 제과부에서 샌드기계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너무나도 운좋게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1988년 봄에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마주 오는 버스를 피하려다가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 척추와 무릎을 다치고 의식을 잃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축복을 받고 몸이 호전되어 생활하던 중 여자 국가대표 선수가 탁구코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코치에게 3년간 레슨을 받고 지금은 일이 끝난 후 입사생들에게 매일 저녁마다 탁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고 이후 다친 부위가 아플 때는 건강이 최고라는 하나님 말씀에 힘입어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탁구도 다시 시작하게 된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작은 아버지의 반대로 인해 고등학교 때 그 단짝 친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저는 아마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 진리의 길을 깨닫게 해주셨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신앙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여건을 갖춰주신 이 복된 신앙의 울타리 안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 건강 닿는 데까지 저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이 무지몽매한 저에게 큰 복을 주시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추수감사절을 맞아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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