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정의로운 전쟁’ 부인
성 아우구스티누스 이론 거부, 미 사관학교 현행 군사 교육 초석 파장
교황 레오 14세(출처 : AP/뉴시스)
회칙 「Magnifica Humanitas」의 또 다른 핵심은 가톨릭교회가 수 세기 동안 유지해 온 전통적 ‘정의로운 전쟁(Just War)’ 이론에 대한 공식 부인이다.
교황 레오 14세는 회칙을 통해 “5세기부터 교회가 사용해 온 이 이론이 온갖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악용되어 왔다”며, 현대 사회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 해결을 위해 인류에게는 대화와 외교, 용서 등 더 효과적인 도구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로운 전쟁론’은 서기 430년 사망한 초기 교회의 핵심 인물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정립한 이론으로, 가톨릭교회는 이를 오랜 기간 전쟁의 도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해 왔다. 이 원칙은 현재 전 세계 주요 군사학교 교육과정의 초석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교황 레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설립된 아우구스티누스회 소속이며, 아우구스티누스를 통해 사제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힌 적이 있어 이번 선언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선언은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교황청 간의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방어적 전쟁을 명목으로 이 이론을 인용하며 이란 전쟁을 옹호해 왔다. 지난 4월 교황청 X계정에 “하느님은 결코 칼을 휘둘렀던 자의 편이 아니다”라는 글이 게시되자, 밴스 부통령은 레오 교황을 향해 “신학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