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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스의 상징 산타클로스, 벨기에서 선물 대신 코로나 옮겨

발행일 발행호수 2590

현재 가장 대중적인 산타클로스의 모습.

예수가 태어났다는 12월 25일이 되면 그 전야에 선물을 들고 어린이를 찾아오는 산타클로스에 대한 이야기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2월의 산타클로스는 원래 예수 탄생과는 상관없는 인물이었다.

산타클로스(Santa Claus)의 탄생지는 네덜란드이며, 네덜란드인은 가난한 사람을 돕는 데 평생을 바친 니콜라스가 죽은 날(12월 6일)을 네덜란드식 애칭인 ‘신터 클라스(Sinter Klass)의 날’로 정해 기념했다. 예수 탄생과 상관없었던 신터 클라스가 오늘날과 같이 크리스마스의 상징으로 변신한 것은 네덜란드인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다.

사실 가슴 가득 흰 수염을 늘어뜨린 채 붉은 털옷을 입고 인자하게 웃는 통통한 할아버지는 코카콜라의 작품으로 붉은색은 코카콜라의 로고 색을, 흰 수염은 콜라 거품을 상징했다. 콜라 판매량이 줄어드는 겨울 시장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코라콜라가 1931년 만든 이미지다.
또한 뉴욕 맨해튼 34번가에 있는 메이시 백화점도 산타를 X-마스 판촉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산타 퍼레이드를 시작해 90년 동안 적극 활용해 왔다.

산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면역력이 있다는 WHO의 발표
그러나 벨기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요양원에서 코로나 퍼뜨려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산타 면역력이 ‘착한 거짓말’이라고 해

이처럼 X-마스의 마스코트로서 세계 곳곳을 누비던 산타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금은 위기에 봉착한 듯하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 전 국가적으로 봉쇄 조치를 단행하고 있는 지금, 산타에게 문을 열어 줄 수 있느냐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가 1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신문 가디언에 따르면 WHO의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는 14일 진행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산타는 매우 늙었고 과체중인데 올해 전 세계에 선물을 배달할 수 있을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산타가 나이가 많아서 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는 코로나19 면역을 갖추고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밴커코브 박사는 “우리는 산타와 짧은 대화를 나눴고, 그는 매우 잘 지내고 있다. 부인인 산타 여사도 잘 지내고 있다”고 농담하면서 “그들은 지금 정말 바쁘지만, 산타는 면역력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 11월 USA 투데이 인터뷰에서 “산타는 선천적 면역력을 가졌기 때문에 코로나19를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방역을 책임진 권위자들의 대답에 산타는 마음 놓고 순록 썰매를 끌 수 있는 자유를 얻은 듯했다. 그러나 벨기에 요양원에서 뜻하지 않은 참사가 벌어졌다.

벨기에의 한 요양원에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선물을 한 ‘슈퍼전파자’ 산타클로스. 출처=데일리 메일

14일 CNN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북부 제2의 대도시인 앤트워프의 한 요양원에서 무려 75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년층이었고, 요양원 직원도 일부 포함돼 있다.

역학조사 결과 감염경로의 시작은 확진판정이 나오기 3일 전, 해당 요양원을 방문했던 산타클로스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있던 산타클로스는 요양원에서 장시간 머물며 노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밀접하게 접촉했다.

슈퍼 전파자였던 산타클로스는 선물 대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급속히 전파한 후 요양원을 떠났고, 3일 후부터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요양원 거주자 61명과 직원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결국 한 명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사건이 알려진 후 모 신문은 ‘산타클로스는 면역이 있어 안심하고 만나도 된다.’고 했던 WHO의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착한 거짓말”이라는 제목을 선정했다. 누군가에게 죽음의 X-마스를 선사했다면 그것은 정말 착한 거짓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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