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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출발점, 나의 학창시절 이야기 (임기숙 관장)

나를 인도한 그 친구의 끝없는 배려와 사랑
발행일 발행호수 2169

“관장님! 전도는 어떻게 해요?”“음… 먼저 네가 전도할 친구를 생각하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거야. 그 아이가 꼭 교회에 오게 해달라고… 그 다음엔 그 아이에게 끝없는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한단다. 하나님을 깨닫기 까지는 네가 엄청 잘해줘야 돼. 그래야 교회에 자주 오고 하나님을 깨닫게 되겠지?”대답을 해놓곤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회에 수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긴 했지만 지금껏 알찬 열매로 남아있는 수가 없음에 부끄럽고, 그렇게 스쳐가듯 가버린 아이들 속에 제가 좀 더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하나님을 전했더라면 보석같은 열매로 남아있을 아이가 있었을텐데 하는 마음에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저를 전도한 친구도 제게 참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친구가 없었더라면 저도 하나님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초등학교 때 천부교회는 나쁜교회란 생각으로 열심히 나가던 제단을 나가지 않았으며, 저를 전도한 친구까지 가지 말라고 설득했던 전 중학생이 되어 그 친구를 다시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때 자기도 뭔가 이상하다고 안 나가겠다던 친구가 중학생이 되어선 천부교회에 대해 너무 당당하게 얘기하며 꼭 한 번 다시 가보자는 말에 다시 제단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관장님께 체계 말씀을 듣고 생각이 바뀐 전 다시 교회를 나가겠다고 약속을 하고, 친구와 일요일 아침 8시에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막상 일요일 아침이 되자 꼼짝도 하기 싫어 오빠에게 전화 오면 없다고 해달라며 늑장을 피웠습니다. 8시 10분에 전화가 왔고 ‘그냥 가겠거니’ 했던 제 예상과 달리 8시 40분, 9시까지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9시 예배인데 자기 예배시간도 놓친 채 한 시간이나 기다리고 있단 사실에 점점 조마조마해졌고 미안한 마음에 하루 종일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이젠 너무 미안해 ‘얘 얼굴을 어찌보나’ 걱정하며 다음 날 친구랑 다니던 독서실에 갔습니다.
 
화를 낼 줄 알았던 그 친구는 제가 ‘미안해’라고 사과하기도 전에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아팠던 건 아니구?’ 하며 묻는 것이었습니다. “어. 미안해 사실…”하며 쭈뼛거리던 저를 보더니 제가 무안하지 않게 상황을 덮어주며 모두 걱정했다며 다음 주에는 꼭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젠 다시는 이 아이와의 약속을 어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그 후로도 몇 번 약속시간에 늦긴 했지만 계속 기다릴거라는 생각에 헐레벌떡 뛰어갔고 늘 저를 기다리며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던 친구가 있었기에 일요일 아침 예배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주일예배를 지키자 축복일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차비를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축복일 차비 만원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채 다음에 모아서 가야겠다며 이번엔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더니 친구는 선뜻, “아니야. 같이 가자. 내가 빌려줄게”하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됐어. 돈 모아서 다음에 갈래”라고 하자, 마음 먹었을때 가야 된다며 설득하는 통에 축복일에 가게 됐고 그 때 예배시간 말씀을 듣고 축복일에 빠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자기도 부모님 몰래 나오며 십일조에, 헌금에, 차비에, 빠듯한 용돈이었던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이었기에 얼마나 그 친구가 절 생각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그 후로도 늘 저를 챙겨주며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그 친구의 모습이 지금 더욱 고마움으로 자리 잡은 건 자신도 아직 챙김을 받을 나이에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던 고마운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가끔 제단에 친구를 전도해 오곤 그 아이는 혼자 둔 채 이미 사귄 친구들하고 노느라 바쁜 아이들을 보면 그 친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몇 번 약속을 어겼다고 화를 내며 “저, 이제 그 애 안 챙길래요!”하며 투덜거리는 아이들을 보며 전도란 참 많은 정성과 인내가 필요함을 느끼며 그 친구 얘길 해 주곤 합니다.
 
제 친구가 늘 웃는 모습으로 제게 노력을 기울였던 것처럼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사랑을 베풀며 하나님을 전한다면 그 마음이 전해질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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