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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메타버스’가 온다

발행일 발행호수 2594

SK텔레콤과 순천향대학교가 협력해 진행한 2021 순천향대학교 신입생 입학식 모습. (출처: SK텔레콤)

#장면1

오늘은 대학교 입학식이 있어 매우 긴장되는 날이다. 첫 인상이 중요하니까 단정한 머리에 나와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골라 착용한 후 미리 준비해 둔 과잠을 입는다. 단과대 휘장이 펄럭이는 대학교 광장에는 나와 같은 신입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동기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이내 친해진 우리는 재잘재잘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떤다. 아, 물론 마스크는 끼지 않았다. 왜냐면 이곳은 가상현실이니까.

#장면2

달리는 지하철 안. 광고판에 걸린 신상 운동화가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컬러가 있는 듯한데… 내가 자주 입는 옷과 어울릴만한 운동화 색은 뭘까? 고민 없이 스마트폰을 들어 광고판의 QR 코드를 찍은 뒤 카메라로 발을 비춘다. 신상 운동화가 내 발에 신겨져 있다. 은은한 베이지? 통통 튀는 핑크? 시원한 파랑? 많이 고민해봤지만 결국 또 검은색을 골랐다. 이로써 검은 운동화만 네 켤레지만 오늘도 쇼핑 성공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메타버스 기술로 여러 색상의 운동화를 가상으로 신어보고 있다. (출처: 한국전자통신 연구원 제공)

위의 두 장면은 최근 IT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의 예시이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메타버스’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Universe)과 가상(Meta)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세계를 말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이다.

현재 메타버스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업 간 업무 환경에서 가상공간에 일상을 복제하는 행위를 총칭해 사용되고 있다. 쉽게 말해 온라인 속 3차원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개개인이 서로 소통하고, 일하고, 경제활동까지 하는 플랫폼이 메타버스인 것이다.

아직 생소한 개념 같지만 메타버스는 우리 생활과 점점 밀접해지고 있다. 지난 1월 네이버 신입 사원들이 가상공간 제페토에서 각자 아바타로 접속해 신입 사원 연수에 참여했고, 에픽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포트나이트 속 가상 공간에서는 국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쇼케이스를 진행한 바 있다. 외국에서도 메타버스 열풍은 거세다. 작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바이든 지지자들은 VR기기를 쓰고 닌텐도 게임 ‘동물의 숲’에 접속해 선거캠프를 만들고 바이든의 이름을 연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온라인에 접속하여 각자의 메타버스로 일을 하러 가거나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 예측한다. 현실보다 메타버스에 머무는 시간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물론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없어짐에 따른 부작용도 어느정도 우려된다. 하지만 현실 세상의 폭을 넓히는 방편이라면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어느 틈에 모바일이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듯 메타버스도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녹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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