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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종교 칼럼&기사 Review <2>누구를 위한 파산인가? 가톨릭교회 파산 심리에서 드러난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와 산산조각난 삶

해외 종교 칼럼&기사 Review <2>
발행일 발행호수 2645

볼티모어 대교구도 성학대 피해자 배상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챕터 11장에 의한 파산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대교구는 2023년 9월 29일에 파산을 신청했는데, 이 시점은 메릴랜드주의 성학대 소송과 관련된 새로운 법이 시행되기 이틀 전이었다.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학대가 얼마나 오래 전에 발생했는지에 관계없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므로, 볼티모어 대교구가 이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파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볼티모어 대교구 파산 사건에 대한 심리에서 성학대 생존자 8명이 자신들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성학대가 피해자들의 삶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에 대해 증언했다.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성학대, 끔찍함으로 점철된 삶으로 이어져

58세 여성의 사례

“지금 나를 보고 계신가요?”

현재 58세인 한 여성은 윌리엄 로리 대주교를 향해 외쳤다.

“지금 내가 당신에게 중요한가요? 저는 PTSD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불안, 우울증, 공황 발작을 앓고 있어요. 저는 장애인이예요. 오늘 이야기를 하고 회복하려면 며칠이 걸릴 거예요. 제 진실을 듣고 제가 겪었던 고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학대로 인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파괴 되었고, “끔찍한 결정”으로 점철된 삶으로 이어졌다고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녀는 성적 방종, 약물 남용, 섭식 장애, 학대적인 관계, 끊임없는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대교구에 의견을 전하는 이유는 매우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가 학대자를 폭로하고 그녀가 겪은 일을 보고했을 때 교회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증언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울기 시작했다.

로리 대주교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특권이라 생각했던 늦은 밤 사제의 초대

마크 이즐리의 사례

독실한 가톨릭 가문 출신인 마크 이즐리는 1960년대 시민운동 당시 세인트 빈세트 드 폴 교회가 “안전한 피난처”라고 믿었다. 때문에 이 교회의 사제인 에드먼드 스트라우프는 이즐리 어머니의 신뢰를 얻었다.
그래서 6, 7살쯤 된 이즐리와 그의 남동생이 스트라우프에게 초대받아 교회에서 밤을 보내자고 했을 때, 그들은 “특권”이라고 믿었다.
스트라우프는 그들을 사제관으로 데려갔는데, 거기에는 침대가 하나밖에 없었다. 스트라우프 사제는 아이들에게 잠옷으로 갈아입으라고 한 뒤 욕실에 들어갔다가 알몸으로 나왔다.
이즐리는 “저는 그를 신의 사자 중 한 명으로 여겼습니다. 그가 사제복을 벗은 모습을 그때 처음 봤습니다”라고 했다. 이즐리는 이 사실을 말하기가 두려웠다고 말했다. 결국 이즐리는 학대로 인해 고등학교를 마칠 수 없었고,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고 결혼도 하지 못했다.
이즐리는 “그의 끔찍한 성적 학대 행위로 인해 저는 고립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술과, 마약, 자살시도… 두려움과 고통을 잊기 위해

레베카의 사례

법정에서 레베카로만 밝혀 달라고 요청한 한 여성은 볼티모어의 세인트 피터 클라버 가톨릭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했다. 끔찍한 학대가 그녀의 삶의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말이다. 그녀는 처음 학대가 발생했던 날을 기억했다.
“어느 날 학교의 대교구 직원이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나를 구석으로 몰았어요. 그가 처음 이런 짓을 한 건 제가 겨우 12살 때였던 것 같아요. 그는 어른이었고 저보다 컸어요.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어요. 그리고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 또 있었어요”
레베카는 학대사실을 한 신학생에게 털어놓았고, 그가 자신이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레베카는 학교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고 나서 어느 날 선생님을 도와드리다가 조금 늦게 학교를 떠나려고 했는데 ‘쾅’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 사람이었어요. 그는 제게 오라고 했고, 무서웠지만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는 화를 내며 왜 자신을 고발했냐고 물었어요.”
이후 레베카는 직원에게 끌려가 화장실에서 강간을 당했다. 결국 그녀는 전학을 가게 됐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정신병원으로 보내졌다. 또한 ‘두려움과 고통을 잊기 위해’ 19살 때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술과 마약 남용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볼티모어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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