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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멋을 찾아서-황칠공예 200년간 묻혀있던 빛이 살아나다

권애진 / 면목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51

서울의 대표 거리중의 하나인 인사동에 있는 경인미술관에 다녀왔다. 미술관 들어가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벚꽃이 만발하였고 그림속에서나 볼 듯한 그런 아름다운 풍경이 경인 미술관 입구를 장식했다. 이날 간 미술관 전시회는 명인 구영국 선생님의 황칠작품이었다.

황칠이란 말을 처음 들어보았다. 구영국 선생님께 직접 황칠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황칠이란 황칠나무(우리나라에만 있는 놀라운 나무이다)에서 액을 채취해서 그 액을 칠하면 금으로 만든 제품처럼 금빛이 나는 신기한 액이다. 수액은 처음에는 유백색이었다가 공기와 만나면서 점차 황색으로 바뀐다고 했다. 우리나라 전통색으로 불리는 오방색(청 적 백 흑 황) 중 중앙을 의미하는 황색으로 표현되는 황칠공예는 도금과 달리 천연 투명도료이기 때문에 재질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줄뿐더러 벗겨지거나 녹이 슬지도 않아 보관성이 뛰어나다. 작품을 둘러보니 정말 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금으로 발라놓은 것처럼.

그리고 황칠은 간에도 좋고 항암효과에도 무척 좋아 옛날부터 약초로도 쓰였다고 한다. 전시실 한쪽 벽면에 걸려있는 옛날 문헌에 보면 황칠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와있었다. 지봉유설이라는 책에도 보면 ‘세상에 이보다 더한 보물이 있겠는가’ 라고 나와 있을 만큼 치료에도 좋고 그 향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황칠은 워낙 귀했기 때문에 병자호란 이후에는 중국에 공납하는 일을 맡은 지방 관리들의 횡포가 극심해 황칠나무가 생산되는 지역의 백성들은 나무에 구멍을 내고 후추를 넣어 말라죽게 하거나 아예 베어 버렸다고 한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사라질 뻔한 고귀한 황칠 전통공예. 극소수이지만 전통의 아름다움을 다시 살리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기에 다시금 황칠의 아름다움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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