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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친구일세’

정소영(고2) / 시온실고
발행일 발행호수 2311

`나의 첫 기도는 ‘하나님 도와주세요’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고 감싸주시는 느낌 들어
바쁜 하루 속에서 기쁨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
2008년 2월 20일 신앙촌 안에 있는 ‘시온실고’에 입학을 했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 학교에 입학하기 전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슬기, 은미, 지선이도 함께 입학을 했다.

워낙 소심한 성격인 탓으로 나의 처음 걱정은 ‘내가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였다. 나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은 서로 얼굴을 아는 것 같았고, 같이 이야기하는 틈에서 나는 잘 끼지 못했다. 내가 살던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 만난 친구들이 불편하기만 했다. 처음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나의 마음속엔 ‘엄마 품에서 떠나 독립을 한다는 흥분된 느낌이 있는가 하면 내가 단체생활에 적응해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내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기숙사 생활은 힘들지 않았다. 단지 처음에만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었을 뿐이지.

친구들과 친해진 후로는 서로 용돈을 모아 일요일이면 한주 동안 공부로 긴장된 마음을 풀며 1층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새벽에는 졸린 눈을 하며 운동을 가기도 했다. 또 토요일에는 목욕탕에 함께 가거나 기숙사 1층 매점에서 라면과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이렇게 친구들과 같이 지내니 집에서 생활하는 것 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친구들과 마음이 안 맞고 나만 틀에서 벗어난 느낌이 났다. 나의 마음 속은 혼란의 소용돌이로 가득 찼다. 학교를 가도 즐겁지 않고 기숙사에서도 재미가 없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은 들고, 원래 속마음을 잘 얘기하지 않는 나는 누구에게 고민 털어놓을 상대를 찾기 힘들었다.

나의 이런 상태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은 간절했지만 누구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다. 나는 무작정 기숙사에 있는 기도실에 가서 기도를 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가 기도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기도를 해도 마음에 변화가 없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에게도 말 못한 속마음을 하나님께 말씀드리니 나의 얼굴엔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었다. 기도를 드렸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일요일 예배시간 처음 부르는 찬송가 82장은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내주의 손을 붙잡을 때 무슨 두려운 것 있을까, 내 곁에 항상 계셔 보호하시는 주니 참 아름다운 친구일세’ 내게 힘든 일이 있어서 슬픔에 빠져있을 때 하나님께서 힘을 주고 용기를 주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 부르면 부를수록 감사하고 벅찬 마음에 눈물이 끊이지 않았고 정말 하나님께서 옆에 오셔서 나를 감싸주시는 느낌이 났다. 마음 속에서 얼마나 기쁨이 솟구쳐 올랐는지 모른다.

지금은 2009년 12월. ‘내가 언제 힘들었나?’ 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는 나는 맡은 바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거기에다 좋아하는 악기 배우기까지 1인 3역을 하고 있는 자랑스런 시온실고 2학년이 되었다. 그 동안 키도 크고, 살도 찌고, 나의 신앙도 함께 자란 시간이었다.
정소영(고2) / 시온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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