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말씀
신앙체험기
기획
특집
피플&스토리
오피니언
주니어

세계 종교 탐구 <52> 마리아를 숭배하는 것만 이단, 사이비인가? ①

발행일 발행호수 2659

‘마리아 숭배’는 개신교와 천주교 간 오래된 이단 논쟁 중 하나다. 마리아가 예수의 모친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마리아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정도에 따라 입장이 갈린다. 가톨릭의 경우, 성당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성모상이다. 신자들은 성모상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한다.<자료1> 마리아를 공경하는 기도와 축일, 행사들도 따로 있다. 심지어는 예수를 구세주라 믿는 종교임에도, 마리아를 ‘공동 구세주’라 호칭하는 표현이 등장했으며,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를 지지했다. 이를 두고 보수파 개신교에서는 ‘예수 외의 대상을 우상숭배 하는 이단’이라거나, ‘고대(古代) 이교의 여신숭배를 답습하고 미신적인 것을 믿는 사이비’라 비판하며 날을 세운다.

이런 가운데 마리아와 관련하여 개신교와 가톨릭을 가리지 않는 공통된 믿음이 있다. ‘마리아가 성관계 없이 처녀생식으로 아들을 낳았다’는 성경의 서술을 믿는 것이다. 비종교인의 입장에서는 예수에게 신성을 부여하기 위한 신화적 요소 정도로 이해하기 쉽지만,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교주의 태생 논란을 방어하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교리다. 그런데 지금은 이견없이 믿기로 결정한 교리지만, 이 또한 기독교 초기부터 진실 규명과 이단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던 사항이다. 이번『세계 종교 탐구』에서는 이 논란의 기원을 따라 처녀생식 주장이 사실인지, 현실적인 예수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추적해볼 것이다.

<자료1>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는 교황 프란치스코
(출처: My Mother Mary 페이스북)

▣ 남편이 아닌 자의 아이를 배고 처녀 출산을 주장하다

우선 논란이 된 ‘마리아가 성관계 없이 처녀생식으로 아들을 낳았다’는 성경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본다. 마리아의 수태 장면은 마태복음 1장과 누가복음 1장 두 곳에만 등장한다. 마태복음 1장 18절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라고 짧게 요약되어 있고, 누가복음은 26절~38절에 거쳐 대화 형식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누가복음에 의하면 천사가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라는 이름의 처녀를 찾아가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며 수태를 고지한다.<자료2> 이에 마리아는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며 의심에 찬 반응을 보이고, 천사는 ‘너에게 성령이 임하신 것이며, 태어날 아기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해명한다.

정리하자면 성경은 마리아가 남편이 아닌 자의 아이를 가진 사건에 대해, 성령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임신했다는 해명을 제시한 것이다. 마리아처럼 ‘암컷이 수컷과의 수정 없이 새끼를 낳는 현상’은 이른바 ‘처녀 출산(virgin birth)’이라 한다. 생물학적으로는 ‘단성생식(parthenogenesis)’이라 하는데, 단성생식의 영문명 역시 그리스어 처녀(parthénos)와 발생(génesis)의 합성어로 우리말로 ‘처녀생식’이라 번역되기도 한다. 그러나 처녀생식이 통상적인 포유류의 번식방법이 아닌 것은 시대를 불문하는 상식이었고, 비상식적 해명은 오히려 수많은 이단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초기 기독교의 박애주의파나 양자론파(養子論派) 등 일부 교파들은 이 해명을 거부하고 예수가 요셉의 아들이라던가, 예수가 세례받을 때 신에게 입양되었다는 등의 다른 해명을 제시했다. 이들은 서로를 이단으로 여겼으나, 381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라는 신앙고백을 정식 교리로 채택함에 따라, 이를 믿지 않는 교파들은 이단으로 규정되며 배제되었다. 기독교는 왜 논란이 될 정도로 비상식적인 해명을 하면서까지 처녀생식이란 주장을 고수하려 했던 것일까?

<자료2> 천사가 마리아에게 수태를 고지하는 장면
누가복음 1장에서는 천사가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라는 이름의 처녀를 찾아가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며 수태를 고지한다. 이에 마리아는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며 의심에 찬 반응을 보이고, 천사는 ‘너에게 성령이 임하신 것이며, 태어날 아기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해명한다. 마리아가 남편이 아닌 자의 아이를 낳고도 간음 혐의를 피하기 위해서는 처녀수태가 사실이어야 할 것이다. (출처: BBC)

▣ 혼외자 임신의 원인은 강간 또는 간음이다

어느 날 여자가 남편이 아닌 자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밝힌다면, 누구라도 간음을 했다거나 강간을 당했을 것이라 추측할 것이다. 이는 마리아의 남편 요셉도 마찬가지였다. 자신 몰래 임신해 온 마리아를 본 요셉의 심정은 어땠을까? 고대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를 연구해온 미국의 성서학자 제임스 타보르는 그의 저서『예수 왕조(The Jesus Dynasty)』에서 ‘나사렛에서 생긴 골칫거리’라는 소제목으로 이 사건을 다룬다.<자료3>

<자료3> 제임스 타보르 著『예수 왕조』
종교학자이자 고고학자인 제임스 타보르는 예수의 가족무덤과 예수의 생부 무덤 발굴작업 등에 직접 참여하고 발굴된 유골함 등의 고고학적 자료들에 대한 과학적 테스트를 거침으로써 신빙성 있는 기독교 기원을 탐구했다. 타보르는 이제까지 여러 성서연구자들이 간과해온 성서 자체의 문제점들을 놀라운 시각으로 지적하고, 신약성서의 문제되는 구절들을 역사적 사실들과 비교·분석하여, 기독교 역사와 교리를 총체적으로 재해석한 의미 있는 작업을 이뤘다. (출처: 알라딘 책소개)

요셉은 어떤 약혼자라도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심각하게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결혼식도 하기 전에 예비 신부가 ‘아이를 가졌음’이 밝혀진 것이다. 갈리리 지역 변두리의 작은 마을 나사렛에서는 비밀이라는 것이 별로 없었다. 나사렛의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공동의 마당을 사용하고, 비좁은 거리를 걸어다니며 이웃을 자주 마주치는 생활을 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웃간 상호 의존도는 아주 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마태복음 13장 55절에서 예수를 보고 “저 사람은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그리고 그의 누이들은 모두 우리 동네 사람들이 아닌가?”라며 가족 관계와 이름까지 꿰고 있을 정도로 요셉과 마리아의 가족은 모두 잘 알려진 집안이었다. 혼외자 임신 소식에 사람들이 쑥덕거렸으리라는 표현은 실제에 비하면 아주 약소할 수준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마태복음 1장 19절에 의하면 요셉은 마리아를 ‘수치스럽게 만들지 않으려고’ 임신 사실을 밝히지 않고 파혼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수치스러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유대 율법이자 구약 성경인 신명기에 명시된 바, 당시 유대 사회에서 간음은 돌로 쳐죽일 죄악이었으며, 사생아는 대를 이어 부정한 낙인을 받는 존재였다. 만약 성령으로 잉태되었다는 해명이라도 하지 않았다면, 예수의 출생은 곧바로 간음이나 강간의 결과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처녀생식은 자신들의 교주이자 신인 예수의 태생을 둘러싼 치명적인 논란을 덮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던 것이다. 때문에 성경의 저자들은 마리아가 성관계를 하지 않았으며, 처녀수태를 의식적으로 동의했음을 부각시키려 한다.

하지만 미국의 성서학자 제인 샤버그는 그녀의 저서 『예수의 사생아성(The Illegitimacy of Jesus)』에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저자들이 예수가 마리아의 강간으로 인해 사생아로 잉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신학적으로 포장하려 시도했지만 본의 아니게 복음서 곳곳에 그 사실을 암시하는 단서를 남겼다’고 밝혔다.<자료4> 예를 들어, 위와 같이 아내가 수치스러울 것을 염려해 몰래 파혼하기로 결정한 요셉의 반응, 마태복음 1장 20절에서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두려워 말라”고 얘기하는 구절 등은 마리아의 임신이 사회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사건임이 전제된 서술이다.

<자료4> 제인 샤버그 著『예수의 사생아성』
미국의 성서학자 제인 샤버그의 저서『예수의 사생아성(The Illegitimacy of Jesus)』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저자들이 예수가 마리아의 강간으로 인해 사생아로 잉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신학적으로 포장하려 시도했지만 본의 아니게 복음서 곳곳에 그 사실을 암시하는 단서를 남겼다’고 밝혀, 1987년 출간 당시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출처: 아마존 도서)

서술에 사용된 언어에도 강간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누가복음 1장 39절에는 마리아가 친척 엘리사벳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러 ‘서둘러, 또는 황급히’ 길을 떠났다는 내용이 나온다.
<자료5> 이때 사용된 고대 그리스 원어 ‘μετὰ σπουδῆς (meta spoudēs, 메타 스푸데스)’의 어근 ‘σπουδή(spoudē, 스푸데)’는 ‘흥분이나 기대감’보다는 ‘공포, 경계, 두려움, 불안’의 뉘앙스를 가진다고 한다. 그리고 누가복음 1장 48절에서 마리아가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라고 하는 구절에 사용된 ‘ταπείνωσις (tapeínōsis, 타페이노시스)’는 일반적으로도 ‘굴욕, 비천함’을 의미하지만, 같은 어근을 가진 동사가 70인역(히브리어 구약을 고대 그리스어로 번역한 성경)이나 신명기에서 ‘성적 굴욕’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며, 이 또한 강간을 암시하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자료5> 마리아와 엘리사벳
누가복음 1장에서 마리아는 혼외자 임신 사실을 알리러 ‘황급히’ 길을 떠나 친척 언니 엘리사벳에게 향하고,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다”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이때 사용한 단어 ‘황급히’와 ‘비천한’의 고대 그리스 원어를 살펴보면, 단어의 뉘앙스에서 ‘공포와 불안’, ‘성적 굴욕’ 등 강간을 암시하는 근거가 발견된다. (출처: fineartamerica)

샤버그는 또한 성경의 저자들이 신약성경의 첫 권인 마태복음 1장을 예수의 족보로 시작함으로써, 사생아인 예수의 태생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없이 성령으로 잉태했다면서 인간의 족보는 어떤 의도로 첨부했던 것일까? 제임스 타보르의『예수 왕조』도 ‘예수의 법적 족보’라는 소제목 하에 샤버그와 같은 논지의 설명을 제시한다. 다음은 제임스 타보르의 설명이다.

마태복음 1장은 예수의 족보라며 2절에서 16절까지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를 낳았다.”는 형식을 반복하며 마흔 명의 남자 이름을 열거한다. 당시의 모든 표준적 유대인 족보는 철저하게 남자만을 중요시했고 남자 혈통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예수가 태어난 문화 세계에서 중요한 요소는 아버지였다. 그런데 이 족보 가운데, ‘네 명의 여자’ 이름이 언급된다. 이는 아주 비정상적이고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예를 들어 3절을 보면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제라를 낳았고”라고 하면서 ‘다말’이라는 여자의 이름을 넣은 것이다. 이렇게 언급된 4명의 여자는 다말, 라합, 룻, 우리아의 아내(밧세바)인데, 네 여자 모두 성경에서 혼외정사를 가졌으며 성관계가 문란하다는 평판을 듣는 자들이었다. 다말은 아이를 원했던 과부로, 의도적으로 길가에 창녀처럼 차려입고 자기 시아버지를 유혹하여 임신한 여자였고, 라합은 술집 주인 또는 창녀였다. 룻은 성적으로 방탕하다는 평판이 있던 나라인 모압 출신이며, 실제로 남자를 술에 취하게 만든 뒤 그의 침대에 들어가 자기와 결혼하도록 일을 꾸민 여자다. 또 우리아의 아내는 다윗왕과 간통하여 임신한 여자였다.

그리고 성경은 다섯 번째 여자로 마리아를 이 명단에 추가시킨다. 정상적인 남성 가계라면 ‘야곱은 요셉을 낳았으며 요셉은 예수를 낳았다’고 해야 하지만, 다시 한번 예외적으로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인 요셉을 낳았으며, 그녀에게서 예수를 낳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타보르는 이를 성경의 저자들이 강간이나 간음을 의심하는 자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유대 문화에서 가장 존경받는 족보인 다윗 왕의 왕계에도 이미 성적으로 부도덕한 이야기들이 있어 왔으니, 마리아의 강간, 간음 가능성도 굳이 들춰내지 말고 조용히 받아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족보의 또 한 가지 용도가 있었다. 예수를 다윗 왕계의 후손으로 주장함으로써, 생물학적으로는 사생아인 예수에게 법적으로라도 정당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한 것이다. 이것은 출생 의혹을 해소하지는 못하지만, 그 의혹이 더 이상 법적·신학적 걸림돌로 번지지 않도록 은폐하는 장치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법망만 피한다고 해서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요셉이 마리아의 간음을 눈감아 준다면, 범법인 의미의 범죄는 피할 수 있지만 간음이라는 죄악은 사라지지 않듯이, 어떤 족보와 신학적 해석으로 포장한들 예수가 사생아라는 사실의 흔적은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네 복음서 모두 요셉이 예수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적 근거가 있는 예수의 현실적 아버지는 누구였을까?

▣ 로마 군인 판테라의 아들 예수

예수의 생물학적 아버지로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판테라’라는 이름의 로마 군인이다. 판테라 이야기의 가장 초기 판본은 그리스의 철학자 켈수스가 저술한『참된 가르침(Λόγος Ἀληθής, True Doctrine)』이다.<자료6> 참된 가르침에는 “마리아가 임신했을 때 약혼자였던 목수에게 간음죄로 쫓겨났고, 판테라라는 군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나와 있다. 예수가 태어났다고 여겨지는 시기에 로마 군인들이 이 지역을 휩쓸었다는 사실은 판테라 이야기의 역사적 가능성을 높인다. 이 책의 저술 시기는 2세기지만 켈수스는 유대인 집단에서 이미 떠돌고 있던 증언을 듣고 그것을 옮긴 것이라 밝혔다. 그 이전부터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예수의 아버지가 판테라라는 증언이 이미 퍼져있던 것이다. 이는 초기 기독교 문헌에도 나타나는데, 2세기 교부 테르툴리안도 예수의 어머니가 창녀였다는 유대인들의 주장을 언급했고, 4세기에 쓰여진 외경『빌라도 행전』에서도 유대인 원로들이 빌라도 앞에서 예수가 사생아라고 증언한 내용이 기록돼있다.<자료7>

<자료6> 켈수스의『참된 가르침』
켈수스의『참된 가르침』은 원본이 소실되어 오리게네스의『켈수스 반박문(Contra Celsum)』에 인용된 내용으로 전해진다. 켈수스 반박문은 켈수스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그의 말을 상당수 인용하여, 무려 3/4이나 되는『참된 가르침』의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다.
참된 가르침이라는 책의 제목은, 기독교는 거짓을 가르치며 기독교의 허구를 밝히는 이성적 비판이 참된 것이라는 그의 주장을 담은 것으로, 켈수스는 처녀수태, 부활 등 전반적 기독교 교리를 철학적으로 조악하고 사회적으로 위험한 신앙임을 알리고자 했다.
켈수스는 예수의 동정녀 탄생은 거짓이며 마리아는 남편에게 쫓겨난 간음녀라 밝혔고, 부활 사건 역시 단순히 꾸민 이야기에 불과하며, 부활 사건의 최초 목격자는 정신착란을 앓았던 여인이라 밝혔다. 켈수스는 기독교 교리는 비이성적이며 죄인을 너무 쉽게 용인한다고 비판했으며, 기독교인들을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자로 비판했고, 이를 기독교가 “거짓 종교”라는 근거로 삼았다.
또한 켈수스는 그리스 철학과 비교했을 때 기독교가 훨씬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 켈수스는 그리스 철학의 대표자로 플라톤을 삼으며 “플라톤은 허풍과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독교 신학자들의 특징은 허풍과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기독교의 주요 교리를 “질문하지 말고 그냥 믿으라”와 “너희 믿음이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로 정리했다.

빌라도의 재판 (출처: 위키미디어)
<자료7>『빌라도 행전』에서의 사생아 증언
빌라도 행전에서 유대인들은 예수를 정치범으로 고발해, 당시 유대를 관할하던 로마 총독 빌라도의 재판에 넘긴다.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것을 모두가 아는데,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이자 왕이라 주장하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었다. 빌라도 행전 2장에서 예수가 사생아라고 증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대인의 원로들이 예수에게 “우리가 무엇을 알게 될 것이란 말이오? 첫째, 당신은 간통으로 태어났고,” (중략) 빌라도에게 “이 사람이 간통으로 태어났다고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고함치는데도 믿지 않으시는군요. 저 사람들은 개종자이며, 이 사람의 제자입니다.” (중략) 그러자 예수가 간통으로 태어났다고 말한 사람들, 즉 라자루스, 아스테리우스, 안토니우스, 야곱, 암네스, 제라스, 사무엘, 이사악, 피네에스, 키리스푸스, 아그리빠, 유다스가 “우리는 개종자가 아니라 유대인의 자녀이며, 진실을 말합니다. 우리는 요셉과 마리아의 약혼 잔치에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유대교 문헌 중에서는 ‘예수의 생애’로 번역되는『톨레도트 예슈(Toledot Yeshu)』와 바빌로니아 탈무드가 예수의 사생아적 출생을 가장 직접적으로 언급한 문헌으로 꼽힌다.

톨레도트 예슈는 예수에 관한 유대 전승을 후대에 정리한 책으로 여러 판본이 존재하나, 마리아가 남편이 아닌 자에 의해 임신하여 예수를 낳았다는 서사는 동일하다. 톨레도트 예슈에 의하면 미리암(마리아의 히브리식 이름)은 안식일 전날 밤, 월경 중이던 시기에 이웃 남자에게 강간당한다. (다른 판본들에는 군인 남자에게, 또는 이웃 남자의 유혹에 넘어갔다고 나온다.) 이 사건으로 마리아는 예수를 잉태하게 되고, 마리아가 임신했다는 소문이 돌자 그녀의 약혼자는 “나는 그녀를 임신시키지 않았다. 내가 여기 남아 매일 사람들에게 내 수치를 들어야 하겠느냐?”며 바빌로니아로 떠난다. 이런 비화로 인해 예수가 태어났을 때, 유대인들 사이에서 그는 “맘제르(mamzer, 사생아)”이자 “벤 니다(ben niddah, 월경 중인 여인의 아들)”로 불렸다.

바빌로니아 탈무드 산헤드린 67a과 샤밧 104b에서도 예수로 추정되는 인물을 마리아의 간통으로 태어난 판테라의 아들이라 표현한다. 예를 들면 “판테라의 아들이었는데 왜 스타다(요셉 역할 인물)의 아들이라고 불리는가?”, “아마도 그의 어머니의 남편은 스타다였을 것이고, 애인은 판테라였을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머리를 땋던 미리암이었다.” 등의 내용이다.

기독교 측에서는 위와 같은 자료들을 유대인들이 기독교를 폄훼하기 위해 지어낸 말이라며 비난한다. 하지만 독일의 역사가 아돌프 다이스만은 『판테라라는 이름(Der Name Panthera)』이라는 짤막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다이스만은 서기 1세기 무렵 판테라라는 이름을 사용한 수많은 고대 비문(碑文)을 자세하게 분석했다. 그는 판테라라는 이름이 그 시기에 사용되고 있었고, 특히 로마 병사들이 선호했던 이름이었음을 확실하게 밝혀냈다. 그는 또한 판테라의 풀네임 티베리우스 율리우스 압데스 판테라가 또렷이 새겨진 한 묘비 사진을 첨부하며 고고학적 증거를 제시하기도 했다.<자료8> 묘비의 주인은 1세기 중반에 사망한 것으로 분석되기에, 그의 이름과 활동하던 연대, 장소가 유대인들의 증언과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오히려 성경의 저자들이야말로 이미 유대 지역에 퍼져있던 불명예스러운 소문을 인지하고, 사생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처녀생식 신화를 고안해냈다는 연구들이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는 예수가 판테라와 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설명이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다는 가정보다 “확실히 더 믿을 만하고, 더 자연스럽고, 세상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과 더 일치한다”고 했다. 볼테르의 견해처럼 실제로 처녀생식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추호도 없는 것일까?

<자료8> 로마 군인 판테라의 묘비
TIB · IVL · ABDES · PANTERA (티베리우스 율리우스 압데스 판테라)라는 판테라의 풀네임이 적힌 묘비가 발견되었다. 묘비의 주인은 1세기 중반에 사망한 로마 군인이었다. 로마 군인 판테라는 여러 문헌에서 예수의 친부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