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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재생의 원동력이 된 건축물”

발행일 발행호수 2540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지난 호 칼럼에서 소개한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최근 가장 성공한 미술관은 2000년 문을 연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다.

영국의 대중지 타임아웃의 여론조사에서 테이트 모던은 예상을 깨고 런던 최고의 건축물로 뽑힌 바 있다. 아시아인이 2000년 이후 가장 많이 방문한 건축물 또한 테이트 모던이라고 하니, 그 인기가 실로 대단하다.

테이트 모던의 건물은 ‘뱅크사이드 A’라는 이름의 화력발전소였고 국가에서 관리하는 공공기업이었다. 1891년 완공된 뱅크사이드 A는 지속되는 환경이슈와 기름값 상승으로 1981년 문을 닫게 된다. 방치되던 발전소를 영국 정부가 산업시대 건축물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목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외하자 발전소의 일부분이 철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 BBC방송 문화유산 보존 목적의 프로그램을 접한 영국 대중의 철거반대로 이슈가 되면서, 테이트 재단과 정부는 이곳을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장소로 지정하게 되고 결국 매년 500만 명의 관광객을 동원하는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태어나게 된다.

테이트 모던은 오랫동안 방치된 곳이지만 20세기 초 호화로운 장식미술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아르데코 양식의 붉은 벽돌로 지어졌다. 장방형으로 가로로 긴 건물에 우뚝 선 굴뚝은 템스강 변의 영국 내 주변 명소에서도 단연 돋보이면서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영국경제를 이끈 산업시대 발전소의 모습을 보존하면서 현대미술관을 유치한 결정에는 영국인들의 산업시대 성장에 대한 자부심이 크게 작용했다. 런던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을 우려하는 시선을 불식시키고 도시를 재생시키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도시 재생의 관점에서 테이트 모던은 완전히 새로운 랜드마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재사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유럽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작은 상점에서 역사적인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이를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과거의 삶의 현장에 초대하는 건축물들과 더불어 세계 도시 재생 모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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