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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뒷얘기

화면에선 3초 편집시간은 3시간
발행일 발행호수 2169

떠나는 기차 안에서 모자를 흔드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담긴 영주역 플랫폼. 마지막 편집에 몰두하는 이경태감독, 편집기사, 채양호조감독(왼쪽부터)

상영시간 46분의 천부교 50년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시간은 기획부터 치면 약 3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그 옛날 초창기 특전대들이 촬영했던 흑백필름 시절부터 시작해서 사이사이 들어간 역사적인 사진과 필름들을 모두 합치면  50년 간의 촬영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 조명에 입이 얼어붙어

다큐멘터리이다 보니 등장인물은 말 그대로 일반 천부교인이었다. 평소에 ‘언변이 좋고 말을 잘한다’는 평을 받아왔던 사람들도 조명기기가 설치되고 카메라가 돌고 주위의 사람들이 자신만 주목하고 쳐다보고 있으면, 잘하던 말도 더듬거리고 긴장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오히려 연세가 높으신 어른들은 한두번 연습하고 찍으면 거의 그대로 감독의 오케이 싸인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추가로 인터뷰 내용이 들어가며 하나님의 1차 옥고에 대한 증언을 한 이길원전무는 두 차례를 찍었는데 다큐 전체 상영 시간에서 인터뷰 부분에선 가장 길기도 하지만 촬영시간도 제일 길었다는 후문.

◇ 향취가 났는데

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설교를 하며 오랜 교역 생활을 해 온 관장도 막상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를 하려면 긴장이 되는법. Y관장은 자리를 잡아주며 카메라를 대자 긴장한 빛이 역력한 채로 의자를 마련해 놨어도 오히려 서서 말씀하는게 편하다고 해서 카메라 높이를 다시 조정하게 하더니 어느 순간 편안해 지는 느낌이 들며 감독이 준비한 대로 앉아서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나중에 그 관장님 하시는 말씀, “향취가 확 났어.”

◇ 화면에선 3초이지만

축복 사진에 대한 미국 코닥사의 답신을 화면에 띄우는데 편지 글이 하나씩 화면에 올라오게 된다. 편지가 먼저 보이고 그 글자가 하나씩 확대돼서 화면에 나오는데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시간은 불과 3초 정도이지만 그 화면을 만드는데 꼬박 3시간이 넘게 걸렸다.

◇ 잊을 수 없는 영주역 플랫폼

다큐멘터리를 보면 여러 인상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기차를 타고 떠나시는 하나님을 배웅하는 교인들의 모습이 있다. 기적은 울리고 무정한 기차는 서서히 출발하는데 이별이 아쉬워 하나님을 따라 달려가며 공손히 인사를 드리는 한복차림의 여성들과 양복차림의 남성들. 하나님께서도 안타까워 모자를 흔들어 그들을 향해 인사하신다. 하나님을 배웅하는 애틋한 현장, 그곳은 어디일까 궁금했다. 편집 스튜디오에서 그 화면을 정지시키고 확대에 확대를 거듭해 보니 사람들 뒤에 서있는 하얀 나무판에 써있는 역 이름은 ‘영주’. 하나님께서 경북 영주에 다녀가시는 길이었다.
송혜영기자news-song@the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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