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과 십자가
1592년 4월 13일 오후 5시경 일본 전함 7백여 척이 부산 앞바다에 나타났다. 일본 장수 고니시 유키나가가 이끄는 군사 1만 8,700명이었다. 바다를 뒤덮은 전함에 무수한 깃발이 나부꼈다. 흰 비단에 십자가가 선명한 깃발이었다. 이 부대 전원이 가톨릭 신자였고 세스페데스라는 종군 신부도 있었다. 고니시뿐 아니라 기리시탄(キリシタン)이라 불리는 가톨릭 장수들이 임진왜란의 선봉에 나섰다. 그것은 일본을 통치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뜻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