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폭우, 지구 곳곳 뒤덮다…수백 명 사망·실종
태풍 ‘라가사’ 대만 강타…호수 범람해 14명 숨지고 124명 실종
네팔·인도 폭우로 홍수에 산사태까지…최소 70명 사망
멕시코 홍수 피해 사망 64명·실종 65명
최근 전 세계가 태풍과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만, 네팔, 인도, 멕시코 등지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잇따르며 수백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가 일상이 되어가는 가운데, 각국은 잇따른 폭우와 태풍 앞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초대형 태풍 ‘라가사’는 지난 9월 23일 대만 동부를 강타하며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화롄현 마타이안시의 제방 호수가 범람해 마을이 통째로 잠기며 14명이 숨지고 124명이 실종됐다. 약 6천만 톤의 물이 쏟아지면서 건물 1층이 모두 물에 잠겼고, 대만 전역에서 약 8천 명이 대피했다. 정전과 단수 피해가 이어졌으며, 홍콩과 중국 남부로 향한 태풍의 여파로 항공편 700여 편이 취소되고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았다. 광둥성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고, 도시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
23일 태풍 ‘라가사’로 대만 화롄현의 제방호수가 범람해 다리가 붕괴됐다. 출처:뉴시스/AP
남아시아 네팔과 인도 북동부 지역도 며칠째 이어진 폭우로 심각한 홍수와 산사태 피해를 겪고 있다. 네팔에서는 3일부터 내린 비로 수도 카트만두를 비롯한 전국 곳곳이 침수되며 최소 50명이 숨졌다. 동부 산악지대 일람에서는 산사태로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주요 도로가 끊기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네팔 기상청은 추가 폭우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 4일 폭우에 따른 홍수로 네팔 수도 카트만두 시내가 물에 잠긴 모습. 출처:연합뉴스/AP
인도 서벵골주 다르질링에서도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강이 범람하며 20명이 사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정상적인 우기 이후에도 계속되는 이상 강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대륙에서도 폭우 피해는 예외가 아니었다. 멕시코 중부와 남동부 지역에서는 지난 9~10일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64명이 숨지고 65명이 실종됐다. 특히 이달고주에서는 강둑이 무너지며 거리와 주택 수천 채가 물에 잠겼고, 8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국은 군인과 헬기, 군용 보트를 투입해 수색과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현지에서는 구조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 홍수 피해 지역 내 진흙더미에 파묻힌 차량들. 출처:연합뉴스/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