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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설계론 기독교계의 부메랑 될듯(시온합섬 윤한선 씨)

윤한선 / 시온합섬
발행일 발행호수 2153

지난주 신앙신보에서는 NYT 기사를 중심으로, 지적설계론을 자세히 소개하였다.

나에게 있어, 진화론은 시험시간에서만 유용한 이론이었다. 그래서 진화론의 맹점을 지적한 이번 보도가 반갑기까지 했다. 진화론의 주장대로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하였다면, 지금도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변하는 ‘일대 이벤트(!)’가 일어나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뉴스를 보면, 지금 기독교계에서는 지적설계론을 내심 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내놓고 환영하지 못하는 것은 지적설계론에서는 ‘창세기의 하나님’을 거명하지 않고 있고 또 지적설계론자들은 지구의 역사 등에서 기독교와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화제를 돌려보자. 나는 화장품을 만드는 일을 한다. 최근에 우리는 ‘링클리스’라는 주름 제거제를 출시했는데. 이를 위해 수없는 실험을 하고 연구를 하였다. 어느 날 갑자기 ‘화장품 나와라, 뚝딱!’해서 생겨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창세기 1장을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다’,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거늘’, ‘자기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어’ 등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창세기의 창조가 ‘화장품 나와라, 뚝딱!’과 과연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기독교의 창조론은 도깨비 방망이식

지난 8월 축복일에 하나님께서 ‘닭이 알을 낳는 과정’에 대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돌이나 조개껍질을 쪼아먹은 닭이 한나절 동안 그걸 갈아 가지고 계란 껍데기를 만들어 내는 것, 게다가 하루만 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 그걸 해야 되는 것은 하나님으로서도 쉽지 않았다.’고 하셨다.

누가 내게 이 화장품은 어떻게 만들어졌냐고 물어본다면, ‘어떤 원료를 어떻게 가공하고 어떤 처리를 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만 내가 이 화장품을 제조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화장품 나와라 뚝딱’하면 되겠는가?

‘창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냥 ‘도깨비 방망이식’으로 ‘뚝딱, 뚝딱’ 만들어내는 기독교식 창조론은 창조의 원인과 과정,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창세기의 하나님’이 창조에 개입하지 않았음이 명료해지는 것 같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지적설계론’이라는 원군(援軍)을 만나 사뭇 들떠 있는 기독교계는 마치 자기를 쓰러뜨릴 거대한 부메랑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좋아하는 어린아이와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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