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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앓고 있다, ‘이상 기후’ 이제 ‘일상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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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남미까지 지구 곳곳에서 기후는 본래의 균형을 잃었다. 어떤 도시는 바짝 타오르고, 어떤 지역은 물속에 잠겼다.

○ 서울, 118년 만의 기록적 폭염

7월 8일 서울의 낮 기온이 37.8도까지 오르며, 역대 7월 상순 중 가장 뜨거웠다. 경기 광명과 파주 등 일부 지역은 올여름 처음으로 40도를 돌파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1907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여름 기온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 전망했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낮 기온에 시민들의 건강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8일까지 누적된 온열질환자 수는 1,212명, 사망자는 총 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환자 수는 2.5배, 사망자는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고령층과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열사병과 열탈진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증가는 폭염 특보가 발효된 날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도심

○ 아타카마 사막에 내린 눈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는 40년 만에 가장 강한 한파가 찾아왔다. 눈이 내리지 않기로 유명했던 지역에 눈발이 흩날리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동사 사고까지 발생했다.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 연구소는 26일 X(옛 트위터)에 기지가 눈으로 덮여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에 눈이 쌓였다”고 전했다. 이 시설은 산티아고에서 1,700km 떨어진 차이난토르 고원 인근 해발 2,900m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LMA 연구소는 이 지역의 해발 5,000m가 넘는 지역에는 눈이 가끔 내리지만, 주요 시설에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측정할 수 있는 눈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아타카마 사막은 연평균 강수량이 일부 지역 기준 2㎜(밀리미터) 미만에 불과해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땅’으로 불리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기단과 해류 흐름의 변화가 기후의 간섭을 불러온 결과라고 분석한다.

눈 쌓인 칠레 아타카마 사막

○ 중국 장마철 곳곳에서 인명 피해

중국은 전국적인 폭우로 인한 재난 피해가 커지고 있다. 7월 들어 기록적인 폭우가 잇따르며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1일 중국 정부는 동부 안후이성의 홍수 피해가 심각해지자 재난 구호를 위한 3단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폭우로 81만 1,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그중 19만 5,000명은 안전한 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농경지 침수, 가옥 파손 등 재산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 후베이성 시안펑시에는 12시간 만에 35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당국은 주민 1만 8천여 명을 긴급 대피시키고 학교와 대중교통을 전면 중단했다.

남서부 구이저우성 룽장시는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홍수가 발생했다. 72시간 동안 6월 평균 강수량의 두 배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구이저우성 첸둥난 먀오족·둥족 자치주 룽장현에서 6명이 숨졌고 8만 900명에 달하는 주민이 대피했다.

홍수가 덮친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총장

○ 위성에서 본 ‘붉은 유럽’

여름에 진입하자마자 유럽 대륙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6월 27일 유럽우주국(ESA)은 센티넬3 위성이 촬영한 유럽의 지표면 온도 영상을 공개했다.

프랑스 남부·스페인·이탈리아는 45도 이상, 알제리는 무려 49도에 달했다. 지중해 바닷물도 달궈져 일부 해역은 28도까지 상승했다. 히트 돔(Heat Dome)으로 인한 고기압 정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지표면에 가두면서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는 구조다. 냉방 인프라가 부족한 유럽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를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프랑스 기상청은 전국 96개 권역 중 84곳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에펠탑의 철골 구조가 고온으로 인해 미세하게 휘는 현상이 감지되었다. 전문가들은 “금속은 고온에서 팽창하는 성질이 있지만, 이것이 구조물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의 폭염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틀간 관광객의 꼭대기 접근을 제한했다.

센티넬3 위성으로 촬영한 유럽 남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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