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듣는 ‘세레나데’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찬바람에 흩어지는 낙엽이 보도에 깔릴 때 쯤이면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감싸주는 음악이나 차 향기가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북구의 서정이라고 하는 브람스와는 다른 낭만성을 보이며 특유의 노스텔지어를 자아내는 차이코프스키, 따스한 감성과 함께 역동적인 리듬과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이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악합주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이탈리아어로 저녁을 뜻하는 sera와 옥외에서 란 뜻의 al sereno에 그 어원을 둔 세레나데는 성악양식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사가 없는 관현악 작품의 제목에도 사용되었다. 서정적이면서 우아한 선율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880년 겨울에 완성한 차이코프스키의 ‘세레나데’역시 이런 특징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다.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모짜르트, 엘가, 드보르작, 차이코프스키 등 여러 작곡가의 곡이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보통의 가벼운 세레나데와는 달리 차이코프스키의 성격을 잘 말해 주고 있듯이 상당히 장중한 주제로 시작하며 뛰어난 작곡기법으로 다양한 정서를 살렸고 형식과 하모니가 훌륭한 고전미 넘친 작품이다. 이 곡은 러시아적 채취가 적어 작곡가의 서구적 일면을 대표하는 곡이기도 하다. 전 4악장 구성이며 유명한 제 2악장의 왈츠 부분은 차이코프스키의 다른 작품보다 더 역동적인 리듬과 활기찬 선율이 펼쳐진다. 차이코프스키다운 우수를 느끼게 하는 제 3악장의 엘레지, <러시아 주제에 의한 변주곡>의 제 4악장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확신이 일러주는 대로 ‘세레나데’를 작곡했다. 이 작품은 나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감성들을 모두 담고 있으며, 음악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러시아 음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 러시아의 음악을 예술적으로 높여 그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선양시킨 최초의 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소심한 성격의 그가 이정도로 강한 표현을 사용할 만큼 확신을 가진 작품이다.
/협회 음악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