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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의회, 교황의 ‘낙태는 살인’ 발언에 공식 항의

발행일 발행호수 2645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https://catholicherald.co.uk/)

낙태는 살인이라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벨기에를 포함한 낙태 허용 국가에서 물의를 빚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벨기에를 방문했다. 교황은 알렉산더 드 크루 벨기에 총리와의 회동에서 벨기에 성직자 성학대 스캔들에 대한 가톨릭의 처사와 관련해 공개적인 질책을 받았다.

또한 벨기에를 방문한 교황은 예고도 없이 벨기에의 5대 국왕이자 재임 중 낙태법 승인을 거부했던 보두앵 국왕의 묘를 찾아가 그를 ‘성자’라 칭송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교황이 벨기에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던 9월 29일 기내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에 나왔다. 교황은 “낙태는 살인입니다. 과학에 따르면 임신 1개월 만에 모든 장기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낙태는) 인간이 죽고 살해당하는 것입니다. 이 일에 참여하는 의사들은 청부살인업자입니다”라고 했다.

교황의 발언이 보도되자 벨기에에서는 큰 파문이 일었다. 벨기에는 임신 12주 이내로 낙태가 허용되는 낙태 허용 국가다. 현재 벨기에 국회는 임신 18주 이내로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논의중이어서 교황의 이번 발언은 더욱 큰 공분을 샀다.

낙태를 시술한 의사들 뿐 아니라
벨기에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 비난

벨기에 네티즌들도 낙태는 의료의 영역이며 낙태 금지가 결코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며 분노했다.

알렉산더 드 크루 총리는 10월 4일, 벨기에 대의원 회의에서 “외국 국가 원수가 우리나라의 민주적 의사결정에 대해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벨기에 의원들이 민주적으로 법을 승인하는 것에 대한 가르침은 필요 없습니다. 교회가 우리나라에서 법을 지시하던 시대는 오래전에 사라졌습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신 중절과 관련한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바티칸 대사를 소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하며 교황의 이번 발언이 수용할 수 없는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의회가 교황을 공식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뤼셀 자유대학교의 총장인 얀 단카르트는 교황의 발언이 임신 중절을 시행하는 의사들 뿐만 아니라 벨기에와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벨기에 일간지에 사설을 게재했다. 다음은 얀 단카르트가 기고한 사설을 요약한 것이다.

「우리나라 법과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을 암살자라고 부르는 외국 국가원수, 바로 교황이 이 사건에 해당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낙태 의사는 노골적인 암살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신성한 것이지만,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은 더 이상 표현의 자유가 아닌 증오를 퍼뜨리는 것이다. 특히 살인자라는 비난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람과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천 명의 의사는 살인자가 될 것이다.

브뤼셀 자유대학교 브뤼셀 대학병원은 교황청 대사관에게 교황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을 벨기에 정부에 요청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은 낙태 시술을 하는 의사들뿐 아니라 벨기에와 벨기에 국민까지 모욕하고 있다. 의사는 낙태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안에서 행동한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낙태법의 완화는 ‘더 많은 살인’을 의미할 뿐이다. 그는 말 그대로 1990년 낙태법을 “살인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외국의 국가 원수가 다른 나라의 법률, 더 나아가 민주주의 국가의 법률을 공격할 권리를 주장한다는 것은 실제로 들어본 적이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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