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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톡스의 새로운 트렌드

발행일 발행호수 2653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과부하 경험, 인터넷 없던 시대 살고 싶어
우울증, 중독 증상 등 스마트폰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심각

스마트폰 없는 삶은 가능할까? 인스타그램에서 53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오프라인 클럽(The Offline Club)’이 하는 일이 바로 SNS에서 벗어나자고 설득하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이 독특한 운동이 유럽 곳곳으로 퍼지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세대들이 오히려 디지털에 지친다는 새로운 현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영국 표준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16~21세 젊은이들의 거의 절반(46%)이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 살고 싶다고 답했다.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이들이 정작 디지털 과부하를 경험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응답한 사람 중 70% 가까이가 소셜미디어를 쓴 후 기분이 나빠진다고 답했다. 절반 정도는 밤 10시 이후 특정 앱과 웹사이트 접근을 막는 ‘디지털 통금시간’을 지정하는 데 찬성했다.

미국 해리스 폴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많은 청년이 틱톡,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가 없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독일 디지털 협회 비트콤에 따르면 16~29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오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정작 대부분의 사람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크게 줄이고 싶어 하고 있다.

이런 갈증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바로 오프라인 클럽이다. “스크린 타임을 리얼 타임으로 바꾸자”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 클럽은 네덜란드의 세 청년이 시작했다.

이들의 목표는 간단하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완전 금지. 대신 참가자들은 책을 읽거나, 손으로 뭔가를 만들거나, 그냥 편하게 쉰다. 이를 ‘디지털 디톡스 휴식(Digital Detox Retreat)’이라고 부른다.

또한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쓰면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수면장애, 중독 증상 등 여러 정신건강 문제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BMC 의학저널에 실린 연구를 보면 3주 동안 스마트폰 사용을 줄였더니 우울 증상이 27%나 줄어들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5년 동안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때 디지털 미디어를 더 많이 쓰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고 추측한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각국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국 기술부 장관 피터 카일은 최근 가디언 인터뷰에서 의무적인 디지털 통금시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소셜미디어 사용 연령 제한을 13세에서 15세로 올리려 하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간 곳은 호주인데 작년 말 소셜미디어 사용 연령을 16세로 올린 바 있다. 덴마크는 학교에서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용을 거의 전면 금지했다. 덴마크 교육부 장관 마티아스 테스파예는 2024년 “우리가 디지털화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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