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33억 년 전 암석에서 ‘고대 생명 흔적’ 탐지
훈련 데이터 75%로 학습, 샘플 구분 정확도 90%
‘우주 생명’ 질문으로 확장되는 연구
고대 생명체에 대한 결정적인 화석 증거는 35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박테리아 매트에 의해 퇴적된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고분 형태로 존재한다. 새로운 인공지능 분석은 분자 증거를 33억 년 전으로 끌어올린다.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최대 33억 년 전에 형성된 암석에서 생명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고유한 화학적 패턴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에 확인된 생물 분자 신호보다 약 8억 년이나 더 오래된 기록으로, 초기 지구 생명 탐색 기술의 범위를 크게 확장한 시도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다양한 암석 샘플을 확보해 그중 75%를 AI 학습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검증용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설계했다.
AI는 훈련 과정에서 생물학적 샘플과 비생물학적 샘플의 구조·화학적 특성을 패턴으로 학습한 뒤, 테스트 샘플에서 두 유형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해 냈다. 이는 기존의 시각적·화학적 분석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분자 조성을 AI가 인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주목한 신호는 생명체 그 자체의 형태나 분자 잔해가 아니라, 생물 활동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특정한 화학적 조성 변화다. 예를 들어 미생물이 대사 과정에서 남기는 유기물의 잔향이나, 생명 활동과 연관된 미세한 원소 비율 변화 같은 패턴이 이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패턴을 “생물학적으로 고유한 화학 신호”로 규정하고, 비생물적 열·압력 변화나 지질 변형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려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패턴이 확인된 암석은 최대 33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지구 초기 해양 환경의 흔적을 간직한, 매우 오래된 지층에 해당한다.
다만 연구팀은 이러한 신호 해석에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AI가 탐지한 패턴이 생물 기원을 시사할 가능성은 있으나, 지질학적 변성 과정에서 비슷한 신호가 생성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가주대학교(Southern California University) 미생물 생지화학자 캐런 로이드는 “AI를 활용한 접근법은 생물학적 특징을 찾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신뢰도가 기대만큼 높지는 않다”라고 평가하며, 훈련 데이터가 충분히 다양하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향후 더 많은 암석 샘플과 조건을 학습시켜 AI의 판단 근거를 강화한다면 신호 해석이 훨씬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생명 탐지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분명한 화석 구조나 특정 생물 분자를 확인하는 방식이 주요 연구 방법이었다. 그러나 지구의 지각 운동은 퇴적물을 매몰하고, 분쇄하고, 가열하고, 냉각시킴으로써 그러한 징후를 없애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수십억 년 이전의 암석에서는 특정 지질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반면 AI가 찾아낸 화학적 패턴은 생명 활동이 남긴 ‘2차적 신호’에 가깝기 때문에, 훨씬 더 오랜 시간 암석 속에 보존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접근법이 향후 화성, 목성, 토성에 대한 로봇 탐사에서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탐사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프로젝트의 목표가 “우리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가장 중요한 과학적 질문 중 하나인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