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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만 년 전 발자국, 인류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하다”

발행일 발행호수 2659

같은 시기·같은 땅, 서로 다른 인류가 공존했다는 증거
나무를 오르며 걷다, 여러 갈래로 나뉜 초기 인류의 보행 방식

▲ 버텔레 발(왼쪽)과 고릴라 발 윤곽선 안에 새겨진 발. 사진 제공 요하네스 하일레 셀라시에,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 조립 전 BRT-VP-2135의 파편들. 이 표본은 29조각으로 발견되었으며, 그중 27조각은 체질 및 체질된 흙을 주워 모으는 과정을 통해 회수되었다. 사진 제공 요하네스 하일레-셀라시에,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340만 년 전 남겨진 작은 발의 흔적이 인류 기원의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워란소-밀레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발 화석은 지금까지 알려진 인류 진화의 흐름이 하나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발 화석은 2009년 처음 발견됐을 당시 루시로 잘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것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오랜 조사 끝에 연구진은 이 발이 전혀 다른 초기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데이레메다의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 서로 다른 인류 종이 함께 살고 있었다는 중요한 증거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발의 구조였다. 버텔레 발이라 불리는 이 화석은 루시 종보다 더 원시적으로 보인다. 나무를 오르기에 알맞은, 마주 볼 수 있는 엄지발가락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직립보행을 했으며, 현대 인류처럼 엄지발가락이 아닌 주로 두 번째 발가락으로 지면을 밀면서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시 인류 조상들이 한 가지 방식으로만 걷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류기원연구소(IHO) 소장이자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교수인 요하네스 하일레-셀라시에는 더 오래된 인류 흔적과의 연결성도 강조했다. “440만 년 전에도 마주 볼 수 있는 엄지발가락을 가진 초기 인류 조상이 존재했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리고 100만 년 후인 340만 년 전에는 더욱 놀라운 버텔레 발이 발견되었다.”

이 발견은 인류가 직립 보행으로 한 번에 발전한 것이 아니라, 여러 방식의 걷기가 오랜 시간 함께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나무를 오르며 생활한 인류와 땅 위를 걷는 인류가 동시에 같은 땅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치아 분석을 통해 식생활도 비교했다. 루시의 종은 나무와 풀을 골고루 먹었지만, 데이레메다는 나무와 관목에 더 의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로 다른 인류 종이 같은 지역에서 경쟁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를 보여주는 단서다.

또한 어린 개체의 턱뼈와 치아를 통해 성장 과정도 확인됐다. 연구 결과, 서로 다른 인류 종이었지만 성장하는 방식은 매우 비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인류가 다양했음에도 공통된 생물학적 특징을 공유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하일레-셀라시에는 이번 연구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이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과거를 이해하지 못하면 현재와 미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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