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 김영선의 건강 칼럼(2)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위에서 살고 있는 세균으로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만성위염, 위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두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사람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아서 성인 인구의 반 이상이 헬리코박터에 감염 되어있다고 한다.
 
헬리코박터 균이 어떻게 감염되는지는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으나 입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고 생활 환경 특히 위생상태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일반적인 위염의 증상으로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오목가슴의 통증, 복부 팽만감 등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부분 감염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이 생기면 속쓰림, 복통, 구역질, 궤양 부위에서의 피가 나서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되었다고 꼭 치료 받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누구나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워낙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을 항생제를 통해서 치료하기란 불가능하고 꼭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도 치료를 하게 되면 항생제 내성이 생겨서 일반적인 약으로도 잘 치료가 안 되는 골치 아픈 내성균이 생기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을 꼭 치료해야 하는 경우는 위내시경검사에서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이 있는 경우, 위림프종암, 조기 위암이 있어 내시경을 통해 수술 받은 경우다. 가족 중에 위암이 있거나 잘 낫지 않는 만성위염으로 고생하는 경우에는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족 중에 누군가가 감염되어 있다고 해서  가족 모두가 치료 받을 필요는 없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한번 감염되면 약을 먹기 전에는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여러가지 민간요법이나 음식으로는 치료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항생제와 다른 약물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1주일에서 2주간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