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지는 엘니뇨, 세계 식량시장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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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폭우에 주요 작물 생산 차질…세계 농업과 식량 안보 비상

기후변화로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는 가운데 강한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세계 식량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가뭄과 폭우, 폭염 등 기상이변이 주요 농작물 생산과 유통에 영향을 주면서 쌀과 설탕 등의 가격 상승과 식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대기의 흐름과 강수 패턴이 달라지면서 세계 여러 지역에 가뭄이나 폭우, 폭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현재의 엘니뇨가 올해 말 매우 강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으며, 2027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엘니뇨의 영향은 동남아시아의 쌀 생산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짧아진 우기와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8%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9월 현지 쌀 소매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농민단체는 관개시설이 부족한 농지가 많아 가뭄이 계속될 경우 2027년 쌀 생산량도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에서도 쌀 생산량이 소비량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식량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설탕 생산도 기상이변의 영향을 받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주요 사탕수수 재배 지역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수확과 가공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인도와 태국에서는 강수량 부족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설탕 생산 감소는 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설탕은 음료와 빵, 과자 등 다양한 식품에 사용되는 원료이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세계 식량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설탕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엘니뇨의 영향은 농작물 생산뿐 아니라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시카고대 기후영향연구소는 올해 9월부터 내년 2월 사이 엘니뇨로 인한 극심한 더위로 약 45만 1,0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기후와 사회 기반 시설이 취약한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엘니뇨로 인해 2027년 말까지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이는 사람이 약 4,900만 명 추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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